IMF 경제위기 이후 기업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인력조정(정리해고)을 시행하였고, 노동조합은 근로자의 고용안정확보를 위해 단체교섭시 고용안정협약의 체결을 요구해왔다. 특히 기업의 인력조정 이후 체결된 고용안정협약은 노사협력에 의한 기업위기의 극복과 더욱 발전된 기업을 실현하기 위한 노사의 의지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용안정협약 체결 이후에도 경영상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득이하게 인력조정이 시행됨에 따라 고용안정협약을 위반한 정리해고가 정당한지에 대한 판단의 문제가 제기되게 되었다.
대법원 판례 및 하급심 판결에 의하면 단체협약에 정리해고시 사전합의조항 또는 고용안정협약이 체결되어 있더라도 이러한 단체협약을 위반한 정리해고의 정당성 여부는 다음과 같은 기준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
￭ 단체협약 체결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당 조항의 취지를 확인
사전합의 조항 하나만을 주목하여 쉽게 사용자의 경영권의 일부 포기나 중대한 제한을 인정해서는 안되고 그와 같은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나 당시의 상황, 단체협약의 다른 조항과의 관계, 노동조합이 경영에 대한 책임까지도 분담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사전합의’ 조항의 의미가 ‘구조조정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려는 협의의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할 경우(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 대안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등 노동조합이 합의거부권을 남용하였는지를 판단
정리해고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며 노동조합과 사전합의를 위해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를 제시함이 없이 무작정 정리해고를 반대하면서 합의거부권을 남용한 경우(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1두649 판결)
￭ 협의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신의칙을 위반하였는지를 판단
노동조합이 정리해고를 추진하는 것에 구두합의 하였다가 이를 문서화하려하자 갑자기 노사합의에 의한 정리해고자 선정을 주장하여 협의를 결렬시키고 이후 회사에 대해 정리해고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 작성을 요구하는 등 노동조합측에 중대한 배신행위가 있고 이로 인하여 사용자측의 절차의 흠결이 초래된 경우(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1두649 판결)
￭ 경영상 어려움 등 고용안정협약을 이행할 수 없는 사정변경이 발생했는지, 기존의 협약을 해지하는 새로운 합의가 이루어졌는지를 검토
‘향후 5년간 정리해고를 하지 않기로 한다ꡑ는 부분은 위 규정의 전단의ꡐ회사와 노동조합은 생산성 향상, 인력 재배치 등 해고회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ꡑ는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로 정리해고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단정하여 해석하기는 어려운 데다가, 그 직후 외국 대기업과의 인수협상이 결렬되고 채권자의 자금지원이 중단되어 부도가 발생하고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이 이루어지는 등 통상적인 예상을 크게 벗어나 회사 자체의 존폐 위기에 처하는 절박한 지경에 이르게 되자 회사와 노동조합이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력 등 전 분야에 걸쳐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진 이상, 당초에 이루어진 고용안정협약은 그 후에 발생한 예상치 못한 급격한 상황 변화에 대응하여 이루어진 새로운 합의에 의하여 사실상 변경되었다고 할 것(서울고법 2003. 7. 10. 선고, 2002나5813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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