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4일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전 근로자가 ‘비정규직차별철폐’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분신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시급한 해결이 요구되고 있다.
노-사-정은 최근 ‘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을 체결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합의한 바 있다.
첫째, 기업은 임금 근로조건 교육훈련 복지 등에 있어 비정규직을 불합리하게 차별하지 않도록 하고 정규직 채용시 비정규직을 우선 채용하도록 노력하며, 노동조합은 비정규직을 함께 배려하는 노동운동을 전개한다.
둘째, 정부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 및 직업능력향상을 위해 고용보험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불합리한 차별시정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한다.
셋째, 노동계는 비정규직과의 임금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은 부문에 대해서는 향후 2년간 임금안정에 협력한다.
넷째, 노사는 비정규직 등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공동노력하고, 정부는 이를 위해 가입절차 간소화, 홍보강화, 적정인력의 확보 등을 추진한다.
위의 사회협약은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사-정 공동노력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비정규직활용에 대한 찬반론과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차이가 커 구체적인 해결과제를 찾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비정규직과 관련한 경영계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것은 정규직에 대한 지나친 고용보호(4대보험, 퇴직금, 연월차휴가 등)로 인한 것이며, IMF 이후 기업들이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고용유연성 확보 차원에서 비정규직 인력운영방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비정규직의 고용 및 활성화는 사회전체적으로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기업의 경영여건을 개선하여 경쟁력 제고에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다.
셋째, 임금은 노동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으로서 개별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기간 뿐만 아니라 임금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사적 자치에 비추어 당연하고, 고용의 성격 및 형태가 다른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평등권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며, 사적자치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참조 : 경제단체협의회(2001), 「2001년 단체협약 체결지침)」
경영계의 입장은 기존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과보호가 노동시장 유연성의 흐름에 역행하기 때문에 비정규 근로가 증가된 것이고, 비정규근로와 관련한 대책을 단지 이들에 대한 보호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유연성에 걸맞는 현실적인 대책의 마련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그동안 비정규근로자의 조직화 및 보호에 소홀했다고 평가하면서 이들을 기존 노동조합으로 조직화하거나, 이들에 대한 보호방안을 단체협약을 통해 마련함으로써 비정규근로자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정규직 근로자를 조합원 범위에 포함시켜 비정규 근로자들이 노동3권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둘째, 비정규직 노동의 증가는 근로자의 고용불안정과 노동조건 악화를 불러올 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고용구조의 악화로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협하므로 비정규직 채용과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기존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여 일시적인 결원과 자발적 비정규직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비정규직을 없애야 한다.
셋째, 비정규 근로자의 차별금지와 동일임금, 동일노동 조건이 보장되도록 한다. 이에 따라 노동관계법, 4대보험의 적용, 기타 복리후생의 동일 적용 등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참조 : 김진억, ‘[민주노총] 비정규 모범 임단협안 관철 박차…인력․재정 확보 중점’, 『비정규노동 2002년 3월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노동계의 입장은 기업이 비정규근로를 확산시키지 않도록 하고, 동일노동․동일임금 적용 등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차별을 없애고, 비정규직의 4대보험 적용 등 노동관계법상의 권리보호, 노동조합 가입을 통한 노동3권의 보장을 주장하는 등 ‘비정규근로의 축소와 비정규근로자의 보호’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이 비정규직에 대한 노-사의 입장차이가 크지만, 현재의 비정규직 문제는 기업과 비정규근로자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노-사-정이 함께 풀어야 할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과 최근의 사회협약 체결을 토대로 현재의 노동관계법의 근로자보호의 취지 및 기업환경, 사회경제여건과 노동시장 변화의 현실을 고려한 합리적인 비정규직 문제해결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위더스노무법인 T. 3453-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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