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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대학을 나온 번뜻한 한 직장인! 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왔다. 도대체 대인관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기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살아야 하는지도 알 수 없으며 좋아하는 여자에게도 접근할 수 없고 자기 자신도 자기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는 인생에서 틀이 많은데 그 틀을 자기에게도 엄격하게 적용하고 남들에게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었다. 합리적이지 않은 사람들, 부당하게 간섭하고 이기적으로 요구하는 사람들은 사람같지 않아 아예 처음부터 상대를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점점 대인관계가 좁아져갔고 어쩌다 상대를 할라치면 엄청난 분노가 치솟아 자기도 당황하고 상대도 당황한다는 것이다. 그정도 일 가지고 어떻게 이렇게 화낼 수가...
한평생 공부만 하면서 성적이 우수해 대학가기 전까지는 무리가 없었지만 대학에 들어가면서 극심한 혼란을 겪었고 직장 생활하면서는 더욱 힘들어졌다고 한다. 점수만으로 따지는 학창시절에는 생각과 이성으로 잘 적응해 최고인 줄만 알았으나 광활한 세상, 다양한 인간들, 알 수 없는 미래 앞에서 그의 이성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바로 세상에 가장 효율적으로 최선으로 적응할 수 있는 감정 계발에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신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는데 의식은 눈앞에 보이는 익숙한 현실에 대한 정신 에너지로 생각과 이성이 주를 차지한다. 기억력, 추리력, 상상력, 이해력 중에서도 생각으로 쥐어짤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이에 해당한다.
무의식은 수십억 년 다양한 자연환경에 대처해온 에너지가 잠재된 것으로 낯선 현실, 알 수 없는 미래, 다양한 환경 등에 적응할 수 있는 에너지로 감정이 주 기능이다. 순발력, 창의성 등이 해당된다.
의식과 무의식은 길다란 한 줄기 스프링으로 구성되어 있어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에너지가 떠오르며 생명현상은 이루어진다. 그런데 생각이 주인 사람들은 자기 안에서 떠오르는 광활한 에너지(무의식의 에너지)를 억압하게 되고 그 억압은 여러 가지 부작용, 문제를 일으킨다.
눈앞의 분명한 현실에는 잘 적응하지만 살아있는 자연인 인간과,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는 대응이 잘 안되는 것이다. 판단과 결정, 행동은 느리고 대인관계는 답답해지면 나는 스스로 불분명한 사람이 돼서 속도가 생명인 요즘에는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의식으로 떠오르는 무의식의 에너지, 감정은 내가 가야 할 앞날을 지시해 주며 생기를 공급해주고 살 맛과 행복, 자유를 주는데(생명의 모든 에너지는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자유의 에너지로 그 자유 안에 살맛이 있다), 그것을 억압하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디로 향해 나아가야 할지 대인관계, 이성관계, 변화하는 현실에 적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고정된 의식의 에너지로는 다소는 적응할 수 있지만 다양하고 폭넓게 효율적으로는 적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점점 무기력해지고 답답해지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면 내 안에서 떠오르는 무의식의 에너지, 감정을 적절한 나의 에너지로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첫 번째는 맞닥뜨려야 하고 두 번 째는 표현을 해야 하며 세 번째는 떠오르는 에너지를 끊임없이 실현해 나가야 한다. 맞닥뜨려야 하는 이유는 피하고 웅크리기만 하면 무의식의 에너지가 자극받아 떠오르지가 않으며(항상 고정된 환경이기 때문에 잠재 에너지가 튀어 나올 이유가 없다. 생명체는 에너지를 굉장히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아무 상황에서나 쓸데없이 튀어나오지는 않는다), 표현해야 하는 이유는 떠오르는 에너지를 억압하지 않기 위함이고, 실현해야 함은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산화해 보다 빠르고 강하게 에너지를 솟구치게 하기 위함이다.
인간관계에서 표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관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이 생겼을 때 그것을 제때 풀지 않고 간직만 했을 때 그 감정은 무의식으로 쌓이게 되고 그 쌓인 감정은 무의식에서 밀고 올라오는 생명의 에너지를 누르게 되어 그 사람을 처음에는 분노케 하고(억압으로 인해 이면의 분화되지 않은 원시 에너지가 깨어나 함께 밀고 올라오니까. 모든 에너지는 엔트로피 제2법칙 - 모든 에너지는 무질서의 방향으로 간다) 다음에는 시들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굳어버리고 죽여버리고 무생물화까지 시킬 수 있다.
억압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표정이 딱딱하게 굳고 심지어는 유령이 떠도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말을 안 하면 중간이라도 갈 것 같지만 말을 안 하면 불행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것은 곧 죽음으로 돌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죽음은 그 죽음의 강도에 따라 노이로제, 우울증, 심하면 정신분열증까지 걸릴 수 있다.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적절하게 표현, 실현하는 사람들은 이면의 더 깊고 응축된 강한 에너지를 떠올리면서 자기를 보다 건강하고 강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성공하는 사람들, 항상 젊게 사는 사람들의 비결은 여기에 있다. 이 세 가지를 잘하면 자연히 용기가 생기게 되고 그 용기는 또 이 세 가지를 잘 하게 도와주니 인생을 보람있고 재밌게 승자로 살기를 원하면 이들- 맞닥뜨림, 표현, 실현-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정일 정신과 의원 원장 |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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