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급속도로 악화된 경제상황은 기업으로 하여금 '구조조정'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었다. 실물경기가 IMF 이후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는 요즘 '11·3조치' 이후 퇴출기업이 다시 늘면서 기업들의 감량경영이 시작됐다.
올해 여건이 조금 나아졌다고 기뻐하던 때도 잠시 증시의 침체 등 외국자본이 주도하는 한국금융시장의 불안을 대변한 듯 정부는 11·3조치를 발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2차 구조조정안을 발표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또 한번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사업분야를 축소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며 벼랑끝까지 몰리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구조조정기 실직자 관리 중요
이에 각 기업에서 일하고 있던 많은 근로자들이 지난 98년의 1차 구조조정안 때와 마찬가지로 적게는 5만명에서 많게는 100만명까지 자신의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 채용시장을 방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도 경기의 빠른 상승세를 보이며 회복세를 나타내다가 지난 7월을 정점으로 급속하게 추락할 것으로 보여 실업률이 IMF 수준인 8%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주춤하던 실업자수도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8년의 1차 구조조정에서 보았듯이 '11·3조치'의 2차 퇴출기업 명단 발표이후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을 내걸고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평생직장은 없다는 불문율이 사회 전체에 뿌리내릴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들은 자신이 평생 몸담아오던 직장이 더 이상 자신을 끌어안고 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퇴직자를 배출할 기업들이 조기 퇴직 프로그램, 정리해고 등의 제도를 과감히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회적인 퇴직 완충장치없이 직장을 떠나야만 하는 퇴직자들을 위한 퇴직자 재취업 장치를 마련하는데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거나 인색한 퇴직금 지급만으로 대처할 경우 닥쳐올 기업이미지 추락과 잔류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생산성 저하로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차구조조정동안 실업자를 위한 실업급여 및 직업훈련, 재취업과정을 제공하고 실직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에 채용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여러 가지 구제책을 실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직자 문제를 정부에만 미루고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국내기업 아웃플레이스먼트 활용 전무
서울은행은 2차 금융권 구조조정에 따라 지난 10월 1∼3급 270명과 4급 380명 등 모두 650명을 감원, 총직원의 4천588명의 14% 수준을 감원했다.
서울은행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자율적으로 퇴직을 유도하면서 재취업인력은행을 설치, 운영해 오고 있다.
그나마 행정자치부가 지난 8월 퇴직공무원들의 재취업을 돕기 위한 인력은행을 설치하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노동부와 함께 재취업을 희망하는 퇴직공무원들로부터 구직카드를 받아 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9월부터 취업 알선에 나서고 있는게 고작이다.
퇴직공무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재취업 인력은행 설치는 처음있는 일이며 공무원연금법의 적용을 받는 정년·명예 퇴직공무원의 구직 신청을 받고 있다.
정부의 퇴직자 인력은행은 행자부가 퇴직시 소속기관으로부터 퇴직공무원들의 구직카드를 넘겨받은 뒤 노동부가 보유하고 있는 구인업체들의 구인조건과 일치하는 경우 취업을 알선하는 시스템이다.
퇴직공무원들의 인력 DB에는 기본적인 인적사항외에 근무경력, 어학능력, 자격증소지여부, 희망 직종과 임금, 원하는 고용형태와 근무시간 등이 기록되고 있다.
현재 노동부가 보유한 유효 구인자수는 3만6천여업체 9만4천여명이며 지난 98년부터 지금까지 퇴직한 공무원수는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퇴직자 이력서는 지난 6월이후 퇴직한 공무원 250여명을 시작으로 고작 2000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의 퇴직자 인력은행은 아웃플레이스먼트를 위한 토대가 된다는 데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국내기업의 아웃플레이스먼트사 활용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그나마 국내에서 아웃플레이스먼트사를 활용하는 기업은 90%이상이 외국계 기업이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아웃플레이스먼트 전문사도 인크루트(대표 이광석), DBM코리아(대표 김규동)와 리헥트해리슨(대표 최정아)으로 고작 3곳. 미국에 100여개 이상의 전문사들이 있는 것에 비하면 숫자를 헤아리기도 부끄러운 수치다.
인크루트의 서미영 이사는 "미국기업의 경우 80%이상이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퇴직 패키지의 필수요소로 포함하는 것이 관례화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인식이 점차 호전 되어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런 제도에 대한 반응이 냉담한 것이 현실이다.
기업의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해야
본격적인 기업구조조정을 앞두고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기업들은 다시 한번 경영구조를 개선하고 있으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따라 많은 경영자 및 근로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때문에 더 빠르고 효과적인 조직의 변화관리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DBM코리아측은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퇴직사원의 단순한 취업알선이 아니라 기업내의 변화를 가장 신속하고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데리고 있던 사원들을 내치기만 하는 것이 아닌 사원들이 안심하고 미래를 보장받으면서 퇴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기업뿐만 아니라 잔류직원의 사기 진작과 조직응집력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의 측면에서 기업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퇴직사원들이 퇴사하면서 겪는 문제는 일일이 꼽을 정도로 많고 본인이 아니고서는 그 충격을 알 수 없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퇴직자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진로선택 관련 정보와 자원 부족, 체계적인 경력설계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이력서와 인터뷰와 관련된 교육 및 훈련이 부족해 개인의 인맥만을 통한 취업정보를 얻는 등 편협한 취업전략으로 일관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제한된 사람들과의 상담에 따른 경솔하고 성급한 진로 결정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또 한번의 실패의 위험에 봉착하게 된다.
인크루트
인크루트 S&S사업부 서미영 이상rose@incru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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