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77.6% '성희롱 문제삼으면 나만 손해'
직장내 성희롱에 대해 남자는 `여자 탓', 여자는 `남자 탓'이라며 서로 원인을 떠넘겼다.
여성특별위원회가 지난해 8-9월 1천33명의 남녀 공직자(남성 516명, 여성 517명)를 상대로 실시한 `공직자의 성희롱 현황조사'에서 확인된 경향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의 84.8%는 `성희롱은 가해 남성에 대한 징계가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대답, 남성 찬성률 38.4%를 크게 앞질렀다.
`성희롱은 직장내 여성지위가 낮기 때문'이라는데 대해서도 여성 찬성률은 61.7%로 남성의 33.3%를 압도했다.
그러나 남성 응답자의 44.5%는 성희롱 원인을 `당한 여성의 태도 때문', 32%는 `여성도 즐기고 거부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여성 쪽으로 돌렸다. 같은 대답을 한 여성은 각각 19.5%, 11.3%에 불과했다.
여성의 77.6%는 `성희롱을 문제삼으면 결국 피해자인 여직원만 손해본다', 73.1%는 `성희롱을 문제삼으면 동료직원과의 인간관계가 나빠진다'고 지적했다.
후진적 여성의식과 함께 사회변화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성희롱 사건이 묻힐 수 밖에 없는 사무실 내 현실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남성의 20.5%도 `성적인 농담, 가벼운 신체접촉은 직장생활의 활력소'라고 답해 성희롱 `가해자'가 될수 있는 의식구조를 드러냈다.
이번 조사에서 1년 1회 이상을 기준으로 가벼운 성적농담을 당한 여성이나 이런 농담을 가했다고 고백한 남성은 각각 85.8%, 61.9%로 집계됐다.
남성이 의도적으로 여직원의 손.어깨를 만진 행위는 여성의 38.7%, 남성의 14.4%가 경험했고, 회식때 남자직원 옆에 앉거나 술을 따른 경우는 여성의 58.7%, 남성의 25.8%가 경험자였다.
의도적 신체접촉시 반응에 대해 여성의 50.8%는 `불쾌한 표정으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다'고 말했으나 이렇게 받아들이는 남성은 24.6%로 나타나 여성의 적극적 대처가 정작 남성에게는 소극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괴리를 드러냈다.
△성희롱 원인은 ‘그릇된 남녀차별의식’
남녀차별금지법의 시행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당연시돼 온 술자리 음담패설, 가벼운 신체접촉, 성적 농담같은 직장내 성희롱에 철퇴가 가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성적 피해를 보상받으려는 여성의 자발적인 신고가 늘어나면서 사건이 속속 표면화됐다. 그러나 관행화된 행위가 하루 아침에 징계감이 되는 시대변화에 대한 남성의 반발이 강하고 성희롱 개념이 모호해 상당수 사건은 논란에 그쳤다.
여성특별위원회 접수창구에 날아든 112건의 사건 가운데 시정권고가 내려진 경우는 20여건에 불과했다.
여직원의 집단 성희롱 소송도 더이상 `해외 토픽'이 아니었다. 호텔 롯데의 여 성 노조원 326명은 회사 임직원의 상습 성희롱을 노동부에 진정, 회사로부터 임직원 21명의 징계를 이끌어내는 개가를 올렸다.
성희롱의 사건화는 여성의식의 진전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최근 여성특위의 여론조사에 여성 공무원 77.6%가 '성희롱을 문제삼으면 결국 여직원만 손해'라고 답한 점은 효과적인 피해구제 장치와 의식전환 교육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
성희롱에 대한 사회 경각심이 확산되고 남녀차별금지법의 시행으로 처벌 근거가 마련되면서 여성특별위원회에 여성의 성희롱 신고가 빗발치고 있으며 남녀차별 신고의 54%가 성희롱인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여성특위는 지난 1월에 발간한 `2000 업무백서'에서 '성희롱 시정 신청건수는 99년 17건으로 전체 신청의 20%에 불과했으나 남녀차별금지법 시행 첫 해인 2000년에는 120건으로 54.5%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백서는 '성희롱 피해자 99.9%가 여성이고 가해자는 직장 상사나 동료 등 모두 남성이었다'라며 '특히 고용관계상 최고 책임자의 성희롱이 두드러져 여성의 사회진출과 근로여건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성희롱이 일어난 곳은 사기업체가 6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공직 15%, 대학교 9%, 병원 4% 등의 순이었다.
한편 고용차별 신고는 99년 38건에서 2000년 64건으로 늘었으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4%에서 29%로 떨어졌다.
성희롱과 고용차별 외에도 지난해 여성특위에는 법.정책 부문에서 19건, 교육 부문에서 1건 등 모두 220건의 남녀차별 시정 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백서는 이중 42건에 여성특위의 시정권고가 내려지고 22건은 당사자 합의, 32건은 조사중 가해자의 시정으로 처리되는 등 모두 96건에 대해 남녀차별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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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업본부장 서미영 이사rose@incru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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