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내부비판에 관대하지 못하다. 일사불란과 상명하복만 강조하다보니 조그만 지적도 참지 못한다. 비판의 내용에는 관심이 없다. 조직내에서 딴 목소리가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온통 난리다. 딴 목소리를 낸 사람은 조직내에서 당장 성가신사람이 되고 ‘미운 털’이 박혀 버린다.
부산경찰청이 인터넷 등을 통해 입바른(?) 소리를 해온 경찰관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어 배제징계(파면)결정을 내렸다. 이 경찰관은 지난 5월 경남공무원협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검찰의 직무감찰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의자 인권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검찰권의 행사라고 주장， 한때공방이 벌어졌었다.
이같은 공방이 파면결정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이 경찰관은 청와대 ‘인터넷신문고’ 경찰청 ‘열린 마당’， 자신의 홈페이지와 신문의 독자 투고 등을 통해여러차례 경찰인사와 처우 등에 불만을 표시했다. 게다가 법으로 금지된 경찰직장협의회의 설립을 주장하고 인터넷 찬반투표까지 실시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이 조직 교란과 지휘권 도전이라는 이유로파면결정을 내린 것은 내부비판에 대한 대응치곤 너무 치졸하다는 생각이다. 물론지휘계통의 수차례에 걸친 자제요청의 무시， 좀 심하다고 생각되는 표현 사용 등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내부비판에 재갈을물리는 것이 경찰에 과연 도움이 되겠는가. 파면결정에 대해 경찰내부에서도 여론이 분분하다고 한다. 좀 정도가 벗어났더라도 내부비판을 용인하고 올바른 비판이라면 수용하는 것이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비판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나은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안은 좀 다르지만 검찰이 공무원직장협의회 간부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는 소식도 그렇다. 행정자치부의 고발에 따른 것이고 여러차례 소환에 불응한 만큼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검찰의 입장에서는 잘못된 것이 없다고 하겠다.
그러나 행자부의 고발내용이 공무원노조 설립주장과 단체행동으로 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것이고 보면 조금 더 유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공무원노조 설립이 대통령 약속 사항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내부자 고발이 아주 드문 것은 법적으로 내부자 고발보호장치가 미흡한 탓이 크지만 경직된 조직 분위기의 탓도 있다. 내부비판을 건설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는 아직도 요원한가.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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