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과 인사관리 2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국제경쟁의 심화로 인해 기업은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역량을 강화시키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인력이동에 탄력화를 위해 전출과 전적 등을 이용해 퇴직률을 낮추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할 수 있는 전략적 관리의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인식되고 있다.
□ 전출(타사근무)
● 전출(타사근무)의 의의
전출이란 기업에서 종업원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기업에서 다른 사용자의 지휘·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며, 사외파견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기존 기업에서 휴직처리를 하고 전출기업에서 근무를 하게 되며, 프로젝트의 수행, 설비구축의 지원 등의 업무를 위해 외부업체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 전출명령권의 한계
전출명령 역시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효력이 없으며,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노조법 등 관련법령에 위배돼서는 안된다. 또한 근로자를 전출시킬 수밖에 없는 경영상의 이유가 있거나, 전출에 대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또한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에 규정된 범위와 절차를 위반한 전출명령은 무효이다.
판례는『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다른 계열회사에로의 전출명령의 거부로 해고 조치한 것은 그룹 내 다른 계열회사 전출에 대해 사전에 포괄적인 동의를 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해고조치는 무효이다』(서울고판 1992.02.19, 91나 13436 선고)고 판시하면서 전출시 근로자의 동의를 중요한 요건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전출과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서 판례는 조합탈퇴권유에 불응한 것을 이유로 전출명령을 내린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하면서 『전출명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전출명령의 동기, 목적, 전출명령에 관한 업무상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의 존부, 전출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전출명령의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전출명령을 하기까지 이른 과정이나 사용자가 취한 절차, 그밖에 전출명령 당시의 외형적, 객관적인 사정에 의해 추정되는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대판 1993.02.23, 92누 11121 선고)고 판시하고 있다.
● 전출과 근로관계
일반적으로 전출시 소속기업과 전출기업간의 계약을 통해 전출근로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결정하게 된다. 특히 전출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책임은 구체적인 근로제공과 관련조항에 따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권한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따라 판단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전출은 소속기업에서 휴직 처리되고, 전출기업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전출기업으로부터 임금, 근로시간, 안전보건 등의 지휘·명령을 받게 된다. 즉, 전출기업이 사용자책임을 지게 된다. 또한 전출을 통해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게 소속기업은 기존의 근로조건을 보장해 주는 것이 전출근로자의 동의를 얻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전출기업으로부터 받는 임금과 소속기업에서 근로했을 경우의 임금차액을 보존해주게 된다. 또한 소속기업에서의 근로제공의무만 면제되기 때문에 소속기업의 제반 규정 중 근로제공의무를 전제로 한 규정 외의 것은 그대로 적용된다.
전출근로자는 기존 기업 소속이기 때문에 소속기업과의 근로관계가 단절되는 경우 전출기업과의 근로관계도 당연히 종료된다. 또한 전출기업의 사정변경으로 인해 더 이상 전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기존 소속기업으로 복귀하게 된다.
판례는 기업체의 일방적 결정에 따른 근로자의 계열사간 전출입의 경우, 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는다면서 『근로자가 모회사로부터 자회사로, 다시 자회사로부터 모회사로 전출되는 경우에 근로자가 자의에 의해 계속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로써 모회사 또는 자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다음 자회사 또는 모회사에 다시 입사하였다면 전자와의 근로관계는 일단 단절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모회사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 받았더라도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계속근로관계도 단절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대판 1997.03.28, 95다 51397 선고)
□ 사용자의 변경(전적)
● 전적의 의의
전적이란 사용자와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사용자와 그 근로자가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근로계약상의 사용자의 지위를 양도하는 것을 말하며, 전적을 하기 위해서는 원래기업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 종료, 전적 상대방기업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원래기업과 전적 상대방기업간의 전적계약 또는 합의가 필요하다.
● 전적의 요건
전적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따른 ‘전적의 정당한 사유’가 있거나, ‘근로자와의 합의’가 있어야 하며, 따라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전적을 결정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은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 여기서 전적의 정당한 사유란 전적을 해야 하는 부득이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거나, 근로자가 전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신상의 사유가 있거나, 근로자가 특별히 지원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전적을 실시해야 하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경우 전적의 대상 및 전적회피노력을 다해야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전적의 요건으로서 ‘근로자의 동의’와 관련해 판례는 『전적은 근로자를 고용된 기업으로부터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겨 다른 기업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서, 종래에 종사하던 기업과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거나 근로계약상의 사용자의 지위를 양도하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다른 회사로 전적시키는 관행이 있어서 그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기는 것이다.』(대법 1996.04.26, 95누 1972 선고)고 판시하고 있다.
● 전적의 효과
전적은 종전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사용자와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므로 유효한 전적이 이루어진 경우 당연히 종전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거나 이적하게 될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종전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통산하도록 하는 규정이나 관행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종전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는 그대로 승계된다. 또한 퇴직금의 경우에도 근로자가 자의에 의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 계속근로연수는 전적기업에서 새로이 기산된다.
전적시 이전 기업에서의 근로관계 승계와 관련해 판례는 『근로자가 전적을 함에 있어 종전 기업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다음 이적하게 될 기업에 입사해 근무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전적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한 행동으로 보아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종전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거나 이적하게 될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종전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통산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속자의 종전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대법 2000.12.22, 99다21806 선고)고 판시하면서 특약이나 이적하게 될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특별한 명시가 없는 한 전적으로 인해 근로자의 종전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노무법인 고려
오영배 공인노무사 oyb@klc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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