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둔화세가 가시화되면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미국의 GE, 유럽을 대표하는 통신장비업체인 노키아, 에릭슨 등의 다국적 기업은 물론 삼성, LG, 현대와 같은 국내 기업들도 인원감축은 물론 조직규모 및 사업부문의 축소로서의 다운사이징을 활용해 핵심역량의 강화와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다운사이징은 조직의 규모, 사업의 내용, 인력운영 등 제반의 사업을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축소를 통해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물론 사업부문의 확장이나 합병 등 조직확대(upsizing)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업사이징(upsizing)의 목적은 조직을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이익창출분야를 발굴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시너지효과(synergy effect)를 거두기 위함이다.
조직을 확대할 것인가, 축소할 것인가의 문제는 구체적인 기업의 현실에서 선택할 사항이다. 다만, 기존의 조직구조 및 인적구성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조직규모의 변화에 따라 고려해야 할 인사관리 문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조직변화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조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 다운사이징(downsizing)과 인사관리
○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우선 핵심역량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 다운사이징의 목적은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데 있으므로 핵심역량과 핵심인력의 파악을 통해 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의 방향이 결정되면 다운사이징의 구체적인 형태를 결정해야 한다. 다운사이징의 형태는 인력감축, 사업부 축소 또는 폐지, 분사, 소사장제, 아웃소싱 등이 있으며 이를 기업의 현실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다운사이징을 통한 조직 재구축시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역시 인적 자원이다. 핵심인력 및 경험인력의 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기존 근로자들이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 효율적인 인력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의 가치에 대해 정확히 평가해야 함과 동시에 인력 감축시 노동법상 해고의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
○ 아웃소싱
아웃소싱은 기업의 역량을 핵심부문에 집중하면서 외부의 전문 인력을 활용하는 것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는 대표적인 방법중 하나이다. 보통 기업이 아웃소싱을 하는 분야는 특정 전문 분야이거나 아니면 단순 반복적인 업무가 대부분이다. 아웃소싱을 통해 기업은 일차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게 되고 조직을 슬림화함으로써 환경변화에 유연성 있게 대처할 조건을 갖추게 된다. 또한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함으로써 아웃소싱 한 부문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기업의 특정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것은 기존에 그 업무를 담당했던 인력의 재배치에 대한 문제를 낳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아웃소싱을 결정하는 단계부터 기존의 인력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그 규모가 클 경우에는 정리해고를 통해 인력감축을 해야 할 것이지만 기업내부에서 수용이 가능한 규모라면 교육을 통해 다른 직종으로 배치 전환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분사
일반적으로 분사란 기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할하거나 신규사업 부문을 독립시켜 자회사나 관계 회사화 하는 것을 말하며, 분사경영이란 분사된 복수의 기업들이 각자의 사업영역을 독립채산제로 운영토록 함으로서 업적책임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기업이 특정 부문을 분사화 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해당 인력의 변동을 가져온다.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분사된 기업과 새로이 근로관계를 맺게 됨으로 인해 반발 또는 불만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 기존의 회사는 분사로 인해 근로관계가 단절될 종업원들과의 근로관계를 원만히 청산할 수 있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먼저, 어떤 종업원을 분사된 회사로 전적시킬 것인가에 대해 직무를 중심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전적시킬 종업원들이 결정된다면 해당 종업원들에게 분사의 필요성을 설명해 분사화된 회사로 전적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퇴직금 등 기존의 근로관계를 정리하는 데 있어서 최대한 해당 종업원들을 배려해 경제적인 보상을 하는 것이 갈등을 줄이고 분사된 회사에서 의욕적으로 일 할 수 있게 동기부여를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인력감축
다운사이징은 수익성이 없거나 비생산적인 부서 또는 지점을 축소·해체하고 신기술도입 및 경영혁신을 통한 기업재구축을 의미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인원에 대한 감축이 이뤄진다. 인력감축을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상 제31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규제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기업은 경영상 이유로 인원을 감축하고자 할 때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존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계속되는 경영악화로 경영위기에 직면했거나, 경영악화를 방지하고자 사업을 양도·인수·합병할 경우 경영상 이유로 일부 사업을 폐지하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경우, 신기술의 도입·기술혁신 등에 의한 작업형태의 변경 등으로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는 경우 등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인정하는 경향이다.
▶ 해고 회피노력을 다해야 한다.
기업은 경영이 악화될 때 인원을 감축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경영을 정상화 시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해야 한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해고 회피노력’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장근로를 제한하거나 집단적으로 휴가를 사용하는 것,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 신규채용을 중지하는 것, 임시직의 재계약을 정지하는 것, 배치전환·사외파견 등을 통해 인력운용을 효율화하는 것, 일시휴업 상태에 돌입하는 것, 희망자를 우선적으로 퇴직시키는 것 등은 해고회피노력을 한 것으로 본다.
▶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해고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기업이 해고회피노력을 충분히 했음에도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이때는 인원감축을 통해 조직을 축소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 때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그 해고대상자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은 개별사업장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기업이익측면과 근로자의 생활보호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흔히 기업이익측면으로는 근무실적, 숙련도, 근로능력, 기업에의 불이익 여부 등이 고려되고 근로자의 생활보호측면으로는 연령, 근속연수, 가족에 대한 부양의무, 재산소유상태 등이 고려된다. 이 때 남녀의 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 최근 사내부부, 맞벌이부부 중에서 여성근로자를 해고대상자로 선정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기업이 있는데 이러한 기준은 합리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해고대상자 선정은 무엇보다 신중하여야 한다.
▶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해야 한다.
경영상 해고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의 세 가지 요건과 더불어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는 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 전까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회피방법 및 해고대상자 선정기준 등을 통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때 협의라 함은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한 합의와는 달리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수용 가능한 것은 최대한 수용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 이유를 제시하는 절차를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회사측이 근로자대표와 협의를 한다고 하면서 ‘경영이 어렵다’ 는 등의 추상적인 설명만 하는 경우에는 협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근로자 대표라 함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가 해당된다.
노무법인 고려
정형옥 공인노무사 jho@klclabor.co.kr
|
전문가 칼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