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은 내년 1·4분기까지 고용사정이 악화될 가능성 이 높다는 보고서를 최근 내놓았다.
미국의 테러 보복 전쟁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 과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특히 기업의 자구노력이 한계상황을 맞을 연 말연시에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실업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9월의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3.0%에 머물렀다고 발표 했다.
정부 쪽에서 내년 실업문제를 크게 걱정하는 소리도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
우리의 희망은 당연히, 내년초까지의 실제상황이 한국노동연구원의 전망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실업대란의 걱정도 기우였음이 드러나 "정부의 의연한 대처 방식 이 역시 옳았다"는 소리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나 실업률 전망의 바로미터가 될 경기 전망에 대해 관변에서 흘러나오는 얘 기들을 모아보면, 정부가 여전히 지나치게 낙관론에 기대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회원국들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올해 1%, 내년 1.2%로 수정 전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지난 5월의 보고서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2%, 내년 성장률을 2.8%로 예상했었다.
OECD 회원국인 선진 각국의 성장률 예상치가 이렇듯 하향 조정됐는데도 우리의 국책연구소 등은 여전히 내년 우리 성장률을 상반기 2-3%, 하반기 4-5%로 비교적 넉넉하고 자신있게 잡고 있다.
월드컵 특수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인지, 그동안 구조조정이 충분히 이뤄져 내년부터 효 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것인지, 아니면 IT업종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인지 그 근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독자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관계자들 역시 몇 년째 똑같은 목소리로 `경제 자신감'만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기전망을 근거로 실업부 분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을 놓기 어렵다는 얘기다.
별개의 얘기로, 정부가 서비스업에 내년까지 모두 1조원 이상을 지원키로 한 것 은 일단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정책자금 지원과 함께 금융·세제 상의 혜택을 줌으로써 고용 효과가 높은 서비스 업종에서 인력 흡수 여력을 갖추도록 하고 동시에 창업 유도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특히 월드컵 특수와 관련, 관광업에 대한 지원은 효율성을 배가시키는 결실을 볼 수 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호텔이나 여행사 등 관광업체는 규모는 작지만 경기 가 활성화되면 고용효과는 즉각적이고도 높게 나타나는 업종인 만큼 고용창출 면에 서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 지원과 함께 정부 각 부처와 한 국관광공사 등이 중심이 되어 관광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에도 나선다면 실업 자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공동개최국인 일본과의 공동 관광상 품 및 연계관광상품 개발. 판매는 기대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일자리가 없어 노는 것은 특히 우리 국민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주로 일을 통해 행복을 추구해온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일터는 많은 이들에게 단순한 생 계문제가 아니라 생존 그 자체의 문제가 돼있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실업자가 1백만 명이라면 가족을 포함해 대충 400만명 가량이 매일 매일을 고통 속에 살아간다고 봐 야 한다.
사회 불안과 정치적 불안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의 경우 실 업 문제는 국가가 직접 책임져야 할 과제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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