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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뉴스] "정규직 되려 했는데"...1년 4개월 만에 사망한 쿠팡 일용직 노동자

  기사입력 2020.10.27 09:42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고 장덕준씨 유족이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쿠팡에서도 과로사 노동자가 나왔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와 유족은 쿠팡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면담에 등장한 것은 쿠팡 임원이 아닌 실무진이었다. 대책위는 면담도 거부하는 쿠팡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대책위가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규탄 및 유가족 면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유가족들이 쿠팡 본사에 면담을 요구하고 그 경위를 발표하기 위해 진행됐다.

기자회견에는 대책위 공동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강규혁 전국서비스산업연맹(서비스연맹) 위원장,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이희종 서비스연맹 정책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고인의 아버지는 "5년전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와 다르게 다가온 아들의 죽음에 도저히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아무리 일용직이어도 15개월을 쿠팡을 위해 일한 사람 빈소에 쿠팡은 그 흔한 조화 하나 보내지 않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고 장덕준씨는 영남물류기지에 위치한 쿠팡물류센터에서 1년 넘게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다. 그는 지난 12일 오전 6시 퇴근 후 욕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대책위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고인은 분류작업과 상관없는 비닐과 빈 종이 박스 등을 공급하는 지원업무를 담당했다"며 "물류센터 직원(고인)도 배송직원과 마찬가지로 주52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고 과로사가 아나라고 주장했다. 또, "고인이 사망하기 전 3개월 근무시간은 주 44시간이었다"고 반박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고인은 주5일 오후 7시부터 익일 04시까지 근무했고 가끔 주6일 근무를 하기도 했다. 근무시간도 종종 30분에서 1시간씩 연장해서 근무했다. 현장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물류센터에서 가장 업무강도가 높은 7층에서 근무했으며 보통 노동자들은 6개월을 못 넘기고 일을 그만뒀다고 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물량이 늘었음에도 인력 충원이 되지 않아 강도 높은 노동은 계속됐다.

실제로 대책위가 7월부터 사망 전까지 고인의 12주간의 근무일지를 확인한 결과 고인은 주5일에서 6일 야간근무를 했다. 야간노동시간을 고용노동부 규정에 따라 30% 가산하면 고인은 주 60시간 이상 근무한 셈이 된다. 대책위는 심야 노동이 과로사의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유가족이 공개한 산재 보험료 내역에서도 과로 정황은 드러난다. 산재 보험료 내역상 1년 4개월동안 일한 고인의 첫 3개월간 월급은 평균적으로 200만원이 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후 10개월 동안은 200만원을 훌쩍 넘는 급여를 받았으며 8월에는 310만원 넘는 월급을 받았다. 고인의 근로계약서상 시급은 8,590원이고 근무시간 8시간에 심야수당 5시간으로 계산하면 하루 일급은 90,195원이다. 8월에는 적어도 30일 이상 일해야 받을 수 있는 월급을 받은 것이다. 사망 직전인 지난 9월 급여는 268만원이었다.

또한, 유가족은 "아들은 2년 근무 후 무기계약직 혹은 직원이 될 수 있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었다"며 정규직이 되기 위해 주5일 근무를 빠지지 않고 해 왔다고 말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쿠팡이 상용직 전환을 제안했지만 고인은 안그래도 고된 업무가 더 힘들어 질 것 같다. 상용직은 3개월마다 계약 갱신해야하는데 2년을 못버틸거 같다고 하며 일용직으로 근무를 이어나갔다.

유가족과 대책위는 쿠팡에게 ▲회사 차원에서 유족과 국민들에게,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것 ▲유가족에게 보상을 실시할 것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유가족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대책위는 "쿠팡에 면담을 요청했더니 실무진 한 명 내보내서 요구사항만 받아가겠다고 했다"며 쿠팡 대응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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