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이 거리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행사가 끊겨 수입이 급감한 가운데, 정부지원을 전혀 받고 있지 못해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와 한국방송가수노동조합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코로나19 정부지원대책 개선을 요구하는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중문화예술인들은 다른 문화예술영역과 달리 1~4차까지 정부의 재난지원금에서 누락됐다고 알려졌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여했던 가수 그린 씨는 "코로나19로 생활이 너무 어려워졌다. 주위 사람들을 보면 (생계의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옥탑방으로 이사를 가고, 심지어 자살한 사람까지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행사를 계약하고 끝나면 계약이 종료되는 단발성 행사로 생계를 이어나가던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김기철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의장은 "대중문화예술 분야 또한 즉시 재난지원금에 포함시켜야한다"면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비대면으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지원해, 지친국민들을 위로하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또한 "방송예술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축소로 생계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도 지원과 대책마련을 고심하고 있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대부분 프리랜서 계약을 통해 계약을 하는 프리랜서 대중문화 예술인들이 소득 증명의 어려움으로 1~4차까지 재원지원금 대상에서도 누락된 것"이라고 문제를 짚었다.
 
가수 길손 씨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은) 보통 소규모 개인사를 통해 행사를 하기 때문에, 증빙 자료를 요청하면 잘 안해 준다"면서 "그런데 고용보험공단에 갔더니 2019년도와 2020년도 소득증빙자료를 떼와야 백여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4차 지원금은 3차 지원금과 마찬가지로 선별적으로 지원되며, 이달 말에 지급될 예정이다.
 
박소망 기자 hop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