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사노동자협회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외 3개 단체는 29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법 환경노동위원회 통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사노동자는 지난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당시 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가사(家事)사용인에 대해는 적용하지 아니한다라는 근로기분법 적용제외 조항이 그 내용이다. 이는 당시 가사노동자는 주로 가정내에서 숙식하며 가사를 보조하는 사람으로 본 사회적 분위기와 맞닿아있다. 그러나 사회가 분업화되고, 가사노동 또한 전문성을 갖추게 되면서 가사노동자 고용개선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는 "전국의 11개 회원단체와 1천 여 회원들을 대표해 벅찬 마음으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법의 (환노위) 통과를 환영한다"면서 "오는 6월 16일은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이다. 5월 국회 본회의에서 차질없이 법이 통과돼 이 날을 축제로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환노위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근로기준법 제정 이래 무려 68년 동안 법 밖에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던 가사노동자들이 드디어 법적 보호를 받게 됐다는 점에서 가사노동자법의 국회 환노위 통과는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지난 18대 국회에서부터 가사노동자 보호 관련법 개정이 최초 발의 후 입법 논의가 지속됐는데 11년이 지난 이제야 완결돼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가사노동자법 제정을 촉구했던 생활문화기업 홈스토리의 이봉재 대표는 "한국 경제에서 가사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위상과 중요도는 날로 커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비공식성이 높아 산업 발전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오늘 법이 제정돼 (가사도우미를) 경영현장에서 직접고용이 가능해지고, 기업은 장기적으로 서비스품질 향상 및 산업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가사근로자의 권익 보장을 기본으로 건강한 노동시장과 노동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라면서 "종사자에게는 안정된 근로조건을, 국민들에게는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과  돌봄시장 활성화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입을 모앗다. 

한편, 이번 법안의 한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이 반쪽의 법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돌봄 노동에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개입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도 플랫폼 가사서비스 업체들은 고율의 수수료를 떼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 가사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공익적 제공기관 육성에 관한 내용이 누락됐다"라고 강조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또한"현재 법률안은 아직은 미완성"이라면서 "금번 입법안의 한계를 보완하고 보호 범위의 확대와 보호 수준의 강화를 위한 정부와 국회, 노동시민사회의 노력이 계속 되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정 후 68년만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법은 5월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박소망 기자 hop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