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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뉴스] 병원 떠나는 간호사들 “연차 못 쓰고 근무 환경 열악해”

  기사입력 2021.06.22 09:11| 최종수정 2021.06.22 09:12

"지금 20대인데도 이렇게 몸이 힘든데, 이걸 30대 혹은 40대까지 버틸 수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서울에 있는 모 대학병원의 간호사 P씨는 "교대 근무 때문에 2년 동안은 불안해서 잠들기조차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위에 버티는 동료가 많다며 간호사들은 언제나 마음 한켠에서 이직을 고민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높은 가운데, 병원 내 노동자들의 연차 사용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부의 간호인력 확충 정책에 따라 매년 신규 간호사 양적 공급은 증가하지만, 현장에서 이직률은 5년 전에 비해 크게 변함이 없어 노동환경의 질적 개선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몇 년간 간호사 이직률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왔다. 이에 따르면, 2020년 한 해동안 102개 기관에서 이직률이 높은 기관은 40%이상의 이직률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위를 기록한 전북지역 A병원은, 간호사 11명 중 5명이 퇴사해 이직률이 45.5%에 이르렀다. 그 다음으로 이직률이 높은 곳은 민간중소병원으로 서울의 B병원이 간호사 175명 중 75명이 퇴사해 42.2%로 2위를 차지했다. 경기 C병원이 간호사 86명 중 30명이 퇴사해 34.9%로 3위였다.
 
반면 병원 내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연차사용률은 매우 낮았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27일까지 실시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립대병원을 제외한 사립대병원, 지방의료원, 특수목적공공병원, 민간중소병원에서 휴가 사용률이 낮은 1위에서 5위 사이 병원들은 연차 사용률이 50%대 이하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인력 부족으로 현실적으로 연차를 잘 쓰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미사용연차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원도 C지방의료원은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이 아예 없었고, 충청권 D지방의료원(10일 치만 보상), 영남권 E지방의료원(12일 치만 보상) 등 일부만 보상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8년 보건복지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 수는 3.5명으로 OECD 평균 7.2명의 절반 수준이다. 간호사 수 부족으로 인한 의료 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2018년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골자는 간호 인력 확충을 위한 단계적인 입학정원 확대다. 
 
이후 정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신규간호사 10만 명을 추가 배출하겠다는 목표 아래 매년 700명가량의 간호사를 배출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5년 전에 비교했을 때 이직률은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법률>이 보건의료노조에 요청한 연도별 간호사 이직률 비교 자료에 따르면, 민간중소병원에서 인천 지역의 병원 이직률은 2016년 22%에서 5년 후 23.46%로 올랐다. 수도권의 의료원에서도 2016년엔 23.46%였던 이직률이 5년 후 22.72%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충북지역 사립대병원에서도 2016년 16.5%였던 이직률은 이후 26.05%로 상승했다.
 
간호사 P씨는 "아무래도 자격증이 있어 이직은 잘된다. 일이 워낙 힘들다 보니 지역의 소규모 병원(로컬)으로 가거나 아예 다른 일을 시작할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는 형도 간호사를 그만두고 현재 소방공무원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근무 환경 등 간호사의 노동 질적 개선만이 높은 이직률을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주장한다.
 
1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이 주최한 2020. 1월 시작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우리사회의 현실진단과 향후과제 토론회에서, 박미영 대한간호협회 간호노동개선위원회 위원장은 "숙련된 간호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선 공공이든 민간이든 간호사들이 담당환자 수를 적정하게 맡아야 한다"라면서 "이젠 양적 증대뿐만 아니라, 질적 향상만이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이창준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관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도 (지난 5월)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를 부활시켰다"면서 "간호사들이 다른 직종으로 빠지지 않도록 간호 근무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간호정책과는 ▲간호인력 수급정책의 수립ㆍ조정 ▲근무 환경ㆍ처우 개선 ▲간호인력 양성ㆍ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1975년 보건사회부 간호담당관이 폐지된 후 46년 만에 부활했다.
 
박소망 기자 hope@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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