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성 고용률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력단절을 겪는 35~39세 여성들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타격을 더 크게 받았다.
 
24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고용위기를 겪었던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 취업자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9만5000명 감소했다. 남성(33만5000명)보다 감소 폭이 컸다.
 
출산ㆍ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35세~39세 여성은 더 큰 고용부진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초등자녀가 있는 35세~39세 여성의 고용률은 2019년 61.2%였지만 지난해에는 58.5%까지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육아 부담이 적은 50대 여성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때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 4월 이후에는 고용률이 서서히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위원회는 "다른 연령대가 고용증가로 돌아선 것과 달리 35~39세 여성은 코로나19로 인한 긴급 돌봄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서 여전히 고용부진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숙련ㆍ고숙련 여성 모두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위원회는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의 영향을 덜 받는 핵심연령층인 25~54세만을 분석한 결과, 여성 저숙련에서 고용 위축 타격이 가장 크게 나타났지만 고숙련 업종에도 일부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서비스나 단순노무종사자 등 저숙련 여성들뿐만 아니라 관리자, 전문가 등 고숙련 여성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일자리위원회는 일부 대면 교육서비스 업종에서 활동하던 고숙련 여성 학원 강사 등이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대면서비스 산업의 고용부진은 계속되는 반면, 보건복지업 등의 부문에서는 여성 취업자가 증가했다.

또 대면서비스업의 취업자가 크게 감소한 결과 저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중숙련ㆍ고숙련 여성 노동자 비중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이후 법률전문가, 금융전문가, 대학 교수 등 고숙련 여성의 증가로 성별임금격차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위원회는 여성일자리 주요 정책으로 고용유지를 꼽았다. 일자리위원회는 "2021년부터 15세 이상 60세 미만 전 연령대의 여성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이를 감안한 미래 여성 일자리 정책의 설계가 필요하다"며 "30대 후반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은 장기적인 경력단절로 이어지거나 재취업하더라도 질 낮은 일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용유지에 중점을 둔 경력 단절 예방정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연근무제 활성화도 언급했다. 일자리위원회는 "사업장의 경직된 근로 방식을 개편하고 시간의 유연성이 확보되는 유연근무제 활성화는 자녀를 돌보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참여가 확대되고 성별 격차가 줄어들 수 있도록 여성 기능숙련 인력 양성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소망 기자 hop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