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가장 바라는 기업상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전 연령층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결과로 "기업 본연의 역할을 일자리 창출로 생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31일 우리가 바라는 기업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국민 1만13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0.97%포인트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응답자 중 35.7%는 가장 바라는 기업상으로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을 꼽았다.
 
이어 ▲근로자 복지에 신경 쓰는 기업 25.9% ▲환경보호에 노력하는 기업 18.0% ▲사회공헌 사업을 많이 하는 기업 16.0%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 4.0%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서는 10명 중 8명이 잘하고 있다(73.3%)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73.9%가 보통 이상으로 평가했다.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는 국가경제에 기여를 꼽은 응답이 40.2%로 조사됐다. 우수제품으로 국위선양에 기여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는 각각 33.8%, 23.1%로 집계됐다.

반면 사회공헌을 꼽은 응답자는 2.3%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의외로 기업의 사회공헌이 기업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일감 몰아주기와 납품업체 갑질 등 잘못된 거래관행을 꼽은 응답이 32.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편법 경영권 승계, 분식회계 등의 경영행태 28.5% ▲실적 중심, 야근, 산업재해 등 근로자 보호 미흡 23.4% ▲과대광고, 피해보상 미흡 등 소비자 기만 8.8% ▲유해물질 배출 등 환경대응 미흡 5.8%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60대 이상은 일감 몰아주기, 납품업체 갑질 등 잘못된 거래 관행을 1순위로 꼽았으나, 사회초년생이 많은 1020세대는 실적중심, 야근, 산업재해, 직장내 괴롭힘 등 근로자 보호미흡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새롭게 요구되는 기업 역할에 대해 우리 기업이 얼마나 잘 대응하고 있는지 묻는 평가에서는 4차산업이 주목받았다.

응답자들은 4차산업 및 디지털 경제 대응(3.50점)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사회공헌활동은 2.94점, 환경친화경영은 2.76점으로 조사됐다. 소통과 배려의 기업문화는 2.67점을 기록했다.
 
대ㆍ중ㆍ소 상생경영은 2.43점으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34.4%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이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을 꼽았다. 채용ㆍ임금 등 근로자 권익보호 최우선과 친환경ㆍ사회적 책임 등 ESG 경영는 각각 31.2%, 24.9%로 집계됐다. 디지털 전환 투자 확대를 꼽은 응답자는 9.4%였다.
 
특히 40~60대 이상은 경제 회복을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MZ세대는 채용ㆍ임금 등 근로자 권익보호 최우선을 꼽아 기업의 역할에 대한 달라진 청년 세태를 반영했다.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코로나에도 일부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비대면 시대로 가면서 양질의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드는 추세"라며 "국민의 바람처럼 기업들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최우선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대한상의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소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실시됐다. 이례적으로 응답자 1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소망 기자 hop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