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미래 일자리가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2일 전국 20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29세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지난달 4일부터 17일까지 이뤄졌고 접촉표본 3855명에 응답률은 14.1%(응답자 542명)였다.

전체 응답자 중 62.9%는 앞으로 청년 일자리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69.5%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해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암울한 인식을 드러냈다.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될 가능성이 낮다는 청년들도 70.4%에 달했다. 

좋은 일자리의 최소연봉은 3000만~4000만 원대로 조사됐다. 다른 조건이 만족스럽다면 좋은 일자리의 최소 연봉은 3000만~4000만 원이라고 응답한 청년들이 40.2%를 차지했다.

이어 4000만~5000만 원 20.6%, 2000만~3000만 원 15.2% 순이었다.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5~29세 평균 연간임금 수준 추정치는 3217만 원으로 조사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정년연장에 대해서는 청년들 절반 이상이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응답자 중 63.9%는 정년연장이 청년 신규채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정년연장을 해야 한다면 근로 형태 다양화 등 고용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33.6%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임금피크제 도입 27.0%, 직무능력 중심 임금 체계 도입(호봉제 폐지) 22.0%, 연금 수급 연령 상향 17.2% 순으로 조사됐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일자리 정책 방향으로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꼽은 응답이 22.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고용기업 인센티브 확대는 18.7%, 창업 활성화는 15.5%로 집계됐다.

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규제 개선과 교육시스템 개선은 각각 13.6%, 10.9%로 나타났다. 이어 글로벌 기업 유치 9.6%, 서비스업 육성 8.3% 순이었다.

청년들의 근로의욕을 저하하는 이슈로는 부동산 폭등이 24.7%로 가장 높았다. 물가 상승은 21.5%, 세금 부담은 20.4%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부동산 폭등(29.2%)에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추광호 한경련 경제정책실장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놓고 가지게 된 부정적인 인식은 청년 구직단념자 양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개혁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박소망 기자 hop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