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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뉴스] 코로나 이후 뉴노멀 - 변화를 준비하라

  기사입력 2020.09.21 16:17| 최종수정 2020.09.21 17:34


01 노멀 그리고 뉴노멀

영단어 Normal은 형용사로는 정상적인, 명사로는 보통 혹은 정상이라는 뜻이다. 사실 정상이나 보통이란 개념은 지극히 상대적이다. 어느 나라, 어느 문화권에 있느냐에 따라 정상과 비정상이 달라진다. 프랑스에서는 식사 중에 재채기를 하는 것이 아주 무례한 짓이라 생각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아무 문제 없는 코풀기가 우리나라에서는 큰 결례로 여긴다.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칭찬의 표현인 나라가 있는가 하면 아주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는 곳도 있다. 지역과 문화뿐 아니라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100년전 우리 사회의 절대 원칙이던 남녀칠세부동석은 이제 잊혀진 전통일 뿐이다. 이렇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한 때의 노멀은 새로운 노멀, 즉 뉴노멀(New normal)로 바뀌게 된다.

뉴노멀이란 표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하마드 에리언이 <새로운 부의 탄생 When Markets Collide>에서 사용한 금융용어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후 뒤바뀐 경제 질서와 투자 및 소비 행태를 일컫는다. 특히 정부와 기업 뿐 아니라 개인 살림에서도 부채와 소비를 줄이고 탐욕보다 절제가 미덕이 되는 새로운 표준이 세워졌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이 등장했던 것처럼 코로나19(COVID-19)가 지나가고 나면 우리 삶에 또 하나의 뉴노멀이 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02 코로나19 이전

역사적으로 보면 전염병 대유행은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14세기 유럽에서 창궐한 흑사병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감소시켰다. 이는 중세 봉건 경제를 붕괴시키고 발전된 상업에 기반한 르네상스 운동으로 이어졌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에 따르면 "16세기 유럽인이 가져온 천연두로 인해 중남미 원주민들의 90% 가까이가 사망했다"고 한다. 20세기 초 세계를 휩쓸었던 스페인 독감은 사망자가 5,000만명에 이를 만큼 강력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병에 걸려 공장의 노동력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이는 역설적으로 자본 집약적 산업을 발전시켜 이후 미국 경제도약의 발판이 됐다고 알려져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인류 역사를 뒤흔들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세상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정세나 거시경제와 같은 굵직한 분야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의 일상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우리는 지난 두 달 남짓 동안 그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상을 경험했다. 마스크를 안 쓰는 것이 벌거벗고 다니는 것만큼 부끄러운 일로 여겨지고, 외출했다 돌아와 손을 안 씻으면 미개인 취급을 당했다. 외톨이의 상징처럼 생각됐던 혼밥은 훌륭한 식사 예절로 재평가됐다. 직접 찾아가는 대신 무엇이든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지면서 온라인 쇼핑은 물론, 온라인 회의, 온라인 관광, 온라인 개학, 심지어 온라인 결혼식까지 등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가장 많이 듣고 열심히 실천했던 것 중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빼놓을 수 없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사람 사이의 거리를 유지한다는 개념으로 ▲행사나 모임 자제하기 ▲부득이하게 사람을 만날 때는 2m 이상 거리를 두기 ▲악수 등 직접 접촉 피하기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 ▲출퇴근 시간을 다양화한 유연근무제 시행 ▲예배나 미사 등 종교 행사의 온라인 전환 등이 포함됐다.

진료실을 지키는 의사로서 지난 두 달 동안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를 발견했다. 바뀐 일상에 답답함, 짜증, 우울감을 느끼는 것을 넘어 심지어 화가 난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변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전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과거의 기준으로 보면 외향적이고 활동적이며 회식과 모임을 좋아하는 부류로서, 이런 성향은 일반적(Normal)인 것으로 여겨졌다. 과거의 일반적인 사람들이 그렇게 살 수 없게 된 지금을 힘들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후자인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제까지 소극적이라거나 외톨이라는 등의 부정적 뉘앙스가 담긴 이름표가 붙곤 했다. 그런데 지난 두 달 동안 후자인 사람들은 매우 자연스럽게 적응해 왔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대로 혼자 밥 먹고, 집에서 혼자 일하다가, 혼자 TV 보고, 필요한 것은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가끔 오는 안부 문자에 답장이나 해주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왜 혼자 밥 먹냐, 왜 회식에 안 오냐, 왜 주말에 집에만 처박혀 있냐는 등의 비난을 더 이상 듣지 않게 된 것이다.

03 코로나19 그 이후

사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계속 될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나 생활속 거리두기가 언제까지 계될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대유행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사람들 사이의 적정 사회적 거리는 이전보다 멀어지리라는 것이다. 만약 코로나19가 재유행하거나 또 다른 감염병이 발생한다면 그 거리는 더욱더 멀어질 수도 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앞으로의 사회는 사람 간 직접적인 접촉은 줄고 비대면으로 많은 일이 처리되며, 그만큼 정서적 교류나 유대감도 줄어들 것이다. 이웃, 공동체, 조직과 같은 개념은 약해지고, 개인적인 삶이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과 IT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도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훨씬 더 급진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점점 멀어지는 사회적 거리는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변화를 반기는 사람도 있고 저항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변화로 인해 망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으로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흐름을 읽고, 나에 대해 이해하고, 적응에 필요한 노하우를 찾아가는 것이다. 두 달 동안 사람을 못 만나니 미칠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은 일기 쓰기, 혼자만의 산책, 명상 등을 통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지길 바란다. 밖에 나갈 수 없어 집이 감옥처럼 느껴졌다면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집안 분위기와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는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아보면 어떨까. 오랜만에 가족 모두가 함께 시간을 보내 즐거운 것이 아니라, 싸우고 이혼의 위기를 넘나들었다면 배우자, 자녀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고 연습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각자가 살아오던 방식을 수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뉴노멀은 우리 앞에 다가와 있고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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