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유 대리, 밤에는 유튜버 (1) 확인


또한 근로자가 자동차부품제조업체에 재직 중임에도 사적으로 다방 영업을 수행한 경우, 이로 인해 회사의 기업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이 초래됐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징계사유로도 삼을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한 사례도 있다(서울행정법원 2001.7.24. 선고 2001구7465 판결 : 항소기각으로 확정). 이 사건에서는 겸직 자체를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나, 겸직으로 인해 지각-조퇴 횟수가 많아지는 등 본래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징계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업무 수행 중 취득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해 개인 사업을 추진하고, 회사 비밀을 누설하기까지 해서 징계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는 사례도 있다(서울고등법원 2013.6.28. 선고 2012누35346 판결 :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

고용노동부도 취업규칙의 겸직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징계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나, 다만 징계는 사용자의 자의적 처분이 아니어야 하고, 근로자에게 예기치 못한 불리함을 주지 말아야 하며, 사용자는 징계의 절차를 지키는 등 일반원리에 어긋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2014.5.14. 근로개선정책과-2820).

참고로 사기업보다 더 엄격하게 겸직을 금지하는 공무원의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겸직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①공무원의 직무 능률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경우, ②공무에 대해 부당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③국가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할 우려가 있는 경우, ④정부에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인사혁신처, 복무규정 제25조 참조).

다. 실제 발생 가능한 상황들

직장을 다니면서 하는 유튜버 활동은 앞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경업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일응 겸업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사용자는 소속 근로자가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사용자에 대한 근로제공을 불성실하게 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해당 근로자가 퇴근 후 자신의 여가시간을 이용해 하게 되는 유튜버 활동의 경우 이를 겸하고 있더라도 이로 인해 근로제공을 불성실하게 했다는 점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자신의 유튜버 활동과 관련한 게시글을 올리거나 시청자와 따로 채팅을 하거나 만나는 등 유튜버로서의 행위를 행하거나, 근로시간 이외에 행하지만 그로 인해 본래 자신의 업무를 소홀히 하는 경우에는 징계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해 해당 근로자의 근무태도에 대한 관리자, 주변 동료 등의 진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관리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근로제공 불성실을 지적하는 주의 조치를 취할 필요도 있다.

또한 해당 근로자가 선제적으로 먼저 사용자에게 유튜버 활동 허용 범위 등을 질의해 이에 대해 사용자가 그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답변할 경우, 향후 법적 다툼 발생 시 근로자 측은 징계의 부당성을 주장할 수 있다(중앙노동위원회 2010.7.12. 판정 2010부해311).

라. 결론

상당수의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사내 기밀 유출 가능성과 본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유튜버 활동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유튜버 활동 때문에 회사 징계를 받게 될 경우 실제로 본업과 다른 직원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 것인지 또 회사의 대외 신용과 이미지가 손상됐는지가 고려 대상이 될 것이고, 특히 유튜버 활동 사실을 사전승인 받아 놓는다면 징계의 정당성을 다툴 때 근로자에게 가장 결정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모두가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서 직장인의 겸업 금지 개념도 진화해 나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