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의원은 지난 10일 간담회를 열고 제정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듣기도 했다. 의견 수렴을 거쳐 정기국회 전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특례법 제정을 통해 채용비리를 예방하고 근절할 수 있을까. <노동법률>이 지난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류 의원을 만나 제정안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 특례법 제정안을 구상하게 된 배경은.

"청년세대가 취직, 재직, 해직 과정에서 겪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게 일을 하는 청년과 일하고 싶어 하는 청년을 제대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채용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나마 알려진 사건이 강원랜드와 신한은행 정도다. 빙산의 일각이다. 의료원, 예술재단, 공사 같은 곳에서 채용비리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채용비리는 일하고 싶은 청년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제안하게 됐다."

- 특례법 형태로 발의하려는 이유가 있나.

"채용비리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럼에도 법적으로 채용비리를 범죄로 특정하고 있지 않아서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제3자 뇌물수수 등의 법으로 짜깁기해 처벌해왔다. 채용비리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해 이러한 법체계의 모순을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채용비리는 입증이 어렵다고 하는데 특례법 제정으로 효과가 있을지.

"채용비리는 암묵적으로 이뤄져서 수사와 입증이 만만치 않다. 그동안 발의됐다 폐기된 관련 법안들을 살펴보면 채용비리에 관한 법 규정이 정비되지 않았다. 이번 제정안에서는 채용비리의 개념과 법리를 명확히 하고자 했다. 이전에 발의된 법을 보면 제재 수준이 과태료에 그치고 있는데 예방적 효과를 내기 위해 제정안에 형사처벌 규정을 마련했다. 형사처벌 규정으로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 제정안을 보면 채용비리를 저지를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는데.

"채용비리가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못 박으려고 했다. 앞서 언급한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등을 보면 징역 5년이다. 채용비리를 엄격하게 처벌하겠다는 특례법 취지를 고려해 징역 7년, 벌금 7000만원으로 정했다. 채용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그만한 사회적 지위와 책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더 엄벌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이 채용비리 수혜자인지 모르고 채용절차에 임한 입사자에 대해 채용을 취소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당시 심상정 의원이 채용절차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법안은 부정하게 입사한 사람에 대해 채용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통과되지는 않았다. 이번 제정안이 그 법안을 참고했다. 채용비리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한 경우 일단 해당 구직자의 채용을 취소할 수 있고, 대신 해당 구직자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미 공공기관운영법에서는 채용비리로 유죄 판결이 나면 합격 취소나 인사상 불이익이 가능하도록 했다. 채용비리 내용과 채용취소 사유를 통지하게 돼 있기 때문에 이 조항을 뺄 수는 없다."

- 제정안에 채용비리 피해자를 구제하는 절차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채용비리 피해자를 구제하지 못하면 채용비리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 이번 제정안은 채용비리처벌에 관한 특례법이어서 처벌에 집중했다. 지난 10일 간담회에서 피해자 구제, 채용비리 행위자 명단 공개, 기업 처벌 조항 추가, 집단소송제도 도입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도록 제정안을 보완할 생각이다."

- 제정안은 언제 발의되나.

"우선 내용을 보완하고 정기국회 전까지 철저히 준비해서 책임 있게 준비할 것이다. 당 청년본부, 청년유니온 같은 청년단체, 금융정의연대 등 채용비리 문제를 다뤄온 분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 특례법 발의를 앞두고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채용 공정성을 확립하고 올바른 채용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번 제정안을 기획했다. 왜곡된 채용결과는 공정함과 사회정의에 반한다고 생각한다. 특례법 제정을 통해 채용절차 공정성을 확립하고 올바른 채용문화를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