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2일 전주우체국에서 우체국 직원들이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석을 대비해 국토교통부가 택배노동자 보호를 위한 2차 권고를 발표했다. 이번 권고에는 택배 분류작업에 대한 인원 충원이 포함됐다. 이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도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가 지난 10일 오후 택배업계와 간담회에서 추석명절 성수기ㆍ코로나 대응 택배물량 관리강화 및 종사자 보호조치 권고사항(2차)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쿠팡, 마켓컬리 관계자가 참석했다.

추석은 매년 택배 물량이 10% 이상 증가하는 성수기다.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까지 더해 택배 물량이 크게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올해 상반기에는 택배 물량이 예년대비 30% 증가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4월 16일에도 택배종사자 보호조치 권고사항(1차)을 내놨다. 1차 권고안은 물량 증가 시 택배차량 및 택배기사 충원, 택배물량 및 배송구역 조정, 휴게시간 보장, 필요시 지연배송 실시 등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2차 권고에는 1차 권고 내용을 바탕으로 몇 가지 사항이 보완됐다. 휴게시간 보장 외에도 휴게시설 확충, 지연배송을 이유로 택배기사에 불이익 금지, 연 1회 이상 정기적 건강검진, 온열질환 방지 위한 시설 공급 등이다. 추석 성수기 2주 동안은 물류 터미널 방역 실태에 대해 매일 자체점검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차 권고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분류작업 인원 한시적 충원이다. 지난 1차 권고에는 없었지만 새롭게 추가됐다. 택배 분류작업 인원 충원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대책위)에서 꾸준히 주장해 오던 것이다. 대책위에서는 분류작업 인원 충원이 택배노동자 과로 방지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대책위는 11일 오후 국토부 2차 권고안을 환영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국토부가 이번 보호조치에 분류작업 인력 한시적 충원 내용을 담은 것은 대책위의 의견에 공감하면서 분류작업 문제가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발생하는 핵심문제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공은 택배사에게 던져졌다"며 택배사가 국토부의 권고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16일까지 택배사가 입장을 발표하거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21일부터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할 예정이다. 택배사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9월 21일부터 10월 5일까지 2주간 정부, 택배사, 협회 간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해 권고사항 이행을 점검할 예정이다. 점검 결과는 매년 택배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서비스평가에 반영된다. 또한 국토부는 권고를 이행 하지 않는 택배사에게는 일정기간 택배차량 신규증차를 불허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