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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뉴스] 근로계약과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

  기사입력 2020.11.17 10:49| 최종수정 2020.11.17 10:50

[월간노동법률] 정봉수 강남노무법인 대표공인노무사

1. 문제의 소재

최근 법원의 판결이 기존과 달라 실무에서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조항이 근로자의 과반수 동의나 과반수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적법하게 진행된 경우에도 이에 동의하지 않는 근로자는 계속해서 유리한 조건의 근로계약이 적용된다는 판결 등이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기업 대내외적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근로조건을 저하시키는 취업규칙으로 변경하는 경우,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경우에는 비록 소수의 반대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 전체에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동의하지 않은 소수의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가진 근로계약 조건이 계속해서 적용된다는 판결을 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근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롭게 결정해야 하고(근기법 제4조),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상 이견이 있을 때에는 근로계약의 유리한 조건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다(근기법 제97조). 이럴 때 사용자 측에서는 어떻게 하면 판례의 근거에도 부합하면서 취업규칙을 새롭게 변경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이 생긴다. 이와 관련해 근로계약과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에 관한 법령과 최근판례를 살펴보고, 적합한 근로계약 작성 방법에 대해 검토해보고자 한다.

2.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과 예외

가. 법령보다 유리한 근로계약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해 무효로 본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근기법 제15조). 근로계약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자유롭게 결정하는 근로조건이지만 근로계약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근로조건을 위반한 경우, 그 내용은 무효가 되고 근로기준법의 기준이 근로계약의 내용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근로계약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근로기준법과 동일하거나 더 나은 조건이어야만 한다.

나. 단체협약보다 유리한 근로계약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배되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본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에 의한다(노조법 제33조). 이 규정은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을 기술하고 있으며, 이는 강행적 효력과 보충적 효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말한다. 강행적 효력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기타 대우에 관한 기준을 위반하는 근로계약 부분을 무효로 하는 효력이다. 보충적 효력은 단체협약의 강행적 효력이 적용됨으로써 근로계약이 무효가 된 부분이 있거나 근로계약에 아무런 관련 규정이 없는 경우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이 적용된다. 그러면 단체협약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기준이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 문제가 있다. 이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해진 근로조건은 노사가 대등한 입장에서 체결한 근로조건에 대한 결정의 산물이므로 규범적 효력을 가진다. 따라서 단체교섭의 일반적 효력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근로계약에서 정한 유리한 조건이 배제되고 단체협약의 기준이 적용된다.

다.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해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되는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근기법 제97조). 그러므로 근로계약 기준은 취업규칙과 같거나 더 유리한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의 근로조건이 서로 상이할 때는 근로계약의 유리한 조건이 우선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관련 판례로 (1)근로계약에 의해 그동안 지급됐던 만근수당을 취업규칙을 통해 더 이상 지급되지 않도록 유효하게 변경했다고 하더라도 그에 동의하지 않은 개별 근로자의 경우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이 우선해 적용된다. (2) 근로자와 개별 근로계약에서 연봉을 특정한 후 집단적 동의로 유효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연봉을 대폭 삭감한 경우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이 집단적 동의로 유효하게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우선해 적용된다. (3) 취업규칙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변경됐다고 하더라도 해당 근로자가 그 취업규칙의 변경에 동의하는 등 특별한 행위가 존재하지 않는 한 취업규칙이 아닌 기존의 유리한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된다.

3.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과 예외

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효력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근기법 제94조). 이러한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한 경우에는 기존의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들에게는 변경 효력이 없고, 변경된 취업규칙 이후 입사한 신규근로자에 대해서만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 판례에서도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해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필요로 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 그 동의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해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여기서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간 의견을 교환해 찬반을 논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조건에 대해 기본적인 입장에서 불구하고, 최근 판례는 집단 동의방식을 거부한 소수 근로자의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조건의 내용은 근로조건에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에 따라 계속 적용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나. 관련 사례

1) 대상판결 - 대법원 2019.11.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가) 사실관계: 이 사건 사용자와 근로자는 2014년 3월경 기본연봉을 7천90만원으로 정한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위 기본연봉을 월로 환산하면, 590만8,330원이 된다. 사용자는 2014년 6월 25일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인 임금피크제 운용세칙을 제정, 공고했다. 이 세칙은 연봉계약에 따른 기본연봉을 정하고, 정년이 2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임금피크 기준연봉의 60%, 정년이 1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임금피크 기준연봉의 40%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사용자는 2014년 10월 1일부터 2015년 6월 30일 까지는 이 사건 근로자의 정년이 2년 미만 남아 있다는 이유로 월 기본급의 60%인 354만5,000원을, 2015년 7월 1일 부터 2016년 6월 30일(원고의 정년퇴직일)까지는 월 기본급의 40%인 236만3,330원을 지급했다. 이 사건 사용자가 2014년 9월 23일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 내역을 통지하자, 이 사건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나) 판결요지: 근로기준법 제97조는 개별적 노사 간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따르게 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해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다시 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제시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해 적용된다.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의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해 유리하게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해 적용된다.

2) 대상판결 - 대법원 2017.12.13. 선고 2017다26138 판결 가) 사실관계: 이 사건 사용자와 근로자는 실제 근무한 날짜가 월 20일 이상인 경우 60만원의 만근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사용자는 자금상황이 악화되자 2016년 4월 노사협의회를 개최해 자구계획안을 의결하고, 2016년 4월 26일에 소속 근로자 206명 중 144명(69.9%)의 근로자들로부터 "기본임금 외에 모든 약정수당을 폐지한다. <중략> 본 합의사항은 2016년 5월 1일 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제출받았다. 사건 근로자는 변경안에 대해 동의를 하지 않았고, 자구계획안에 의해 근로조건이 변경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거나 날인하지도 않았다. 사용자는 자구계획안에 대해 근로자들 과반수가 동의한 이상 근로자에게 약정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변경된 근로계약 조건에 근거해 이 사건 근로자에게 지급해오던 만근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나) 판결요지: 취업규칙은 그것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을 그 부분에 한해서만 무효로 하는 효력을 가질 뿐이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내용보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일 때에는 당연히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보다 우선해 유효하게 적용된다. 또한 취업규칙이 근로계약과의 관계에서 최저 기준을 설정하는 효력만 가지는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시점에 취업규칙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됐다고 해 유리한 근로계약에 우선해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4. 근로계약 작성시 고려사항

가. 유리한 조건 우선원칙의 적용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법원의 적용에 있어 상위규범 우선 적용원칙에 따라 근로기준법의 강행법,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 순서대로 적용된다. 하위규범이 상위규범 위반을 위반하는 경우 그 하위규범은 무효가 되고, 무효가 된 부분에는 상위규범이 적용된다 (근기법 제15조, 제97조, 노조법 제33조). 그러나 취업규칙과 근로계약 사이에서는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이 적용된다.

취업규칙과 근로계약 사이의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은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유리한 근로조건을 가진 근로계약이 취업규칙 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그렇다면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적법하게 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동의,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 개별 근로자의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조건이 적법하게 변경됐다고 하더라도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에 반대하는 소수 근로자의 근로계약은 계속적으로 유효하게 유지된다. 앞에서 언급한 판결 사례는 모두 근로계약에 ①확정된 연봉이 기재돼 있었고, ②근속수당이 명시돼 있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유리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절차를 통해 적법하게 변경된 경우라도 계속 유지된다.

나. 근로계약서 작성시 유의사항

근로기준법 제17조에 근로계약은 서면으로 작성하고 필수 기재사항을 명시하도록 돼 있다. 또한 이를 변경할 때에도 변경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해야 한다. 필수 기재사항으로는 ①임금, ②소정근로시간, ③제55조에 따른 휴일, ④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⑤기타의 근로조건으로 취업 장소와 종사해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서의 기재사항은 해당 근로자에 대한 특별한 내용만 기재하고, "나머지 다른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은 취업규칙의 내용에 따른다"고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와 같이 명시한 경우에는 취업규칙이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경우에도 반대하는 개별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과반수 찬성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로도 충분히 전체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5. 결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의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이 적용돼 반대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계속 효력을 갖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4조의 근로조건의 대등한 결정원칙을 강조하면서, 사용자의 일방적 근로조건의 저하조치를 예방하기 위한 노동법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시장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유연한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로계약서 작성 시 해당 근로자에 대한 특별한 사항은 근로계약서에 기재하고 나머지는 취업규칙에 일임한다고 명시하는 것이 곤란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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