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석준 의원(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놓고 특정 답변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동부는 설문조사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석준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1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험설계사의 89.4%가 고용보험에 가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는데 실제 한국보험대리점협회가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의무가입 찬성률이 22%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동부 설문조사가 협회 조사와 정반대 결과가 나오자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노동부는 지난 10일 특고 14개 직종, 3,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5.2%가 고용보험 가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전체 조사대상 중 보험설계사는 1,236명으로 36.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84.9%는 고용보험 가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홍 의원은 "설문조사를 살펴보니 설문조사 대상자가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은 특고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설문조사 대상자의 대표성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 문항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항이 특정 답변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설문조사 문항 중 의무가입에 대한 찬반조사가 아닌 특고 고용보험 법안 내용을 설명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유도성 질문이 있었다"며 "결국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편향된 입장대로 정책을 시행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노동부 설문 문항은 "현재 특고 대상으로 고용보험 관련한 법안이 상정돼 있다. 이 법안에는 특고가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경영사정이 악화되거나 수입 감소 등으로 일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 4개월에서 최대 9개월까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할 의사가 있는가"라고 돼 있다. 응답자는 이에 있다 또는 없다 두 가지로 답변 가능하다.

같은 자리에서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설문조사표를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의원은 고용보험 제도 취지를 언급하면서 특고의 의무가입 방안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실업급여는 개인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실직하게 됐을 때 받을 수 있는 구제장치"라며 "상대적으로 개인의 업무 조절이 가능한 특수성을 지닌 특고 노동자에 대해 일괄적으로 고용보험을 가입하게 한다면 결국 이에 대한 부담은 기업과 일반 근로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기자 kd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