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마지막 업무 보고가 진행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년간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전망 확충, 노동존중 일터 조성 등을 통해 이룬 성과를 발표한 후 내년도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노동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노동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완전한 일자리 회복과 포용적 노동시장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노동부는 22일 내년도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노동부를 비롯한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 서면으로 업무 보고를 진행한 후 합동 브리핑을 통해 주요 성과와 내년도 업무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에도 고용 충격 최소화..."87만7000개 일자리 유지"

노동부는 ▲일자리 중심 국정 운영 ▲일하는 모든 사람의 고용안전망 기틀 확립 ▲차별 없는 노동존중 일터 조성 ▲안전한 일터 조성 ▲주52시간제 등을 통한 일ㆍ생활 균형 실현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정부는 2017년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해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 정책을 추진했고 일자리 예산을 늘려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충했다. 혁신창업과 신사업을 지원하고 지역 주도 일자리를 추진하면서 민간 일자리 창출 역량도 강화했다.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면서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을 병행해 일자리 질을 높였다. 주52시간제를 시행하는 등 근로시간 단축에도 힘썼다. 문재인 정부 기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7.2%다. 다만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최저임금 1만 원은 달성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총 72조 원 규모 6차례 추경을 통해 노동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였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8만1000개 기업에서 근로자 87만7000만 명이 일자리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이 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179만2000명을 대상으로 생계를 지원했다.
 
그 효과로 코로나19 충격이 있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청년과 여성 등 취약계층 고용률이 개선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로는 전방위적 일자리 대책을 통해 신속하게 고용을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저임금근로자의 비율이 감소하고 상용직 비중이 증가하는 성과도 있었다.
 
고용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전국민고용보험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전국민고용보험 로드맵을 마련하고 예술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적용을 확대했다.
 
올해부터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시행해 청년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게 구직촉진수당 등을 지원했다. 지난해 1월에는 국민내일배움카드제를 시행하면서 직업훈련 기회를 보다 확대했다.
 
그 결과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증가했다. 2016년 1266만 명이던 가입자 수는 지난 10월 1463만 명으로 늘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 1년 만에 41만 명이 생계 지원과 취업 지원을 받은 성과도 나왔다.
 
노동존중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지난 4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했다. 정규직 고용 관행을 확산시키기 위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20만5000명 중 20만1897명이 전환이 결정됐고 19만6647명이 전환 완료됐다.
 
2019년 7월부터 도입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는 사업주 제재를 신설하는 등 법 개정을 거치면서 집중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대지급금(구 체당금) 지급 절차를 간소화했다.
 
산재 감축을 위해서는 원청 책임을 확대하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올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돼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노동부에 산업안전보건본부가 출범했다.
 
산재 사고사망자 수는 2019년 최초로 800명대에 진입하는 등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다소 증가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산재 사고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52시간제가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면서 연간 근로시간이 감소했다. 2016년 2052시간이던 연간 근로시간이 지난해 1952시간으로 단축됐다. 주 52시간 초과 임금근로자 수 비율도 같은 기간 16.1%에서 7.9%로 줄었다.
 
"일자리 회복에 집중...직업병 대응체계 구축할 것"

노동부는 내년에 불확실한 방역리스크 속에서 완전한 일자리 회복과 포용적 노동시장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3대 핵심과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3대 과제는 ▲일자리 지원 강화 ▲더 나은 일자리 환경 조성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다.
 
일자리 지원 강화 방안으로는 민간이 주도하는 청년 디지털 훈련을 확산하고 신기술 분야 하이테크 과정을 확대한다.
 
지역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지역혁신프로젝트와 고용안정 선제대응 패키지로 1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저탄소ㆍ디지털 등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로자 직무 전환과 전직 지원을 본격화한다.
 
직무 전환 방안으로는 2만5000명을 대상으로 현장맞춤형 특화훈련을, 1만 명을 대상으로 장기유급휴가훈련을 지원한다. 이ㆍ전직서비스와 고용촉진장려금으로 재취업도 돕는다.
 
노동부는 노동전환 지원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동전환지원센터를 통한 노동전환 수요 발굴-컨설팅-정책 패키지 지원으로 효과성을 높인다.
 
청년, 여성, 고령자, 장애인 등을 위해서는 맞춤형 지원을 펼친다. 특히 청년의 보다 신속한 노동시장 진입을 돕고 정책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중소ㆍ중견 등 다양한 규모ㆍ업종까지 직무훈련과 일 경험을 확산한다. 청년 친화형 기업에는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지원을 신설하고 청년 일자리도약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청년 채용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더 나은 일자리 환경 조성을 위해 고용보험 적용과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확대하고 산재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퀵서비스 기사나 대리운전 기사에게 고용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중에서도 추가로 가입을 확대할 직종을 선정한다.
 
다양한 고용형태를 보호하기 위해 플랫폼 종사자 입법을 적극 지원하고 근무환경 개선비용을 지원한다. 내년 6월부터 시행되는 가사근로자법도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위법령과 재정지원 근거를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위해서는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현장 안착을 지원한다. 내년부터 법 적용을 받는 50인 이상 사업장에는 자율점검표를 보급하고 컨설팅과 재정지원을 추진해 기업 내 자율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법 적용이 유예되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위험기계ㆍ기구 교체를 지원하고 위험요인 예방을 위한 재정지원 등으로 안전보건관리 역량 강화를 돕는다.
 
특히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직업병이나 급성중독에 대해서는 전방위적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직업성 암 통합관리체계를 신설하고 뇌심혈관 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과로사 방지에 힘쓴다. 지역거점병원 중심 상시 상황보고ㆍ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상시적 방역체계 구축이 사업장 단위에서 효과적으로 이행되도록 지도ㆍ점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이지예 기자 jyjy@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