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조선소와 조선협력업체가 밀집해 있는 경남 거제시와 통영시, 고성군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다른 시.군보다 고용상황이 비교적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노동부 통영종합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기업체 고용상황을 알 수 있는 지표중 하나인 고용유지지원금 신청건수가 거제.통영.고성 3개 시.군을 합해 지난해 4건, 올해 1건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건수가 지난해 1만1천667건으로 2007년 3천500건보다 무려 233.3％(8천167건) 증가했고 특히 작년 11월(1천329건)과 12월(7천464건)의 신고건수는 전년도 11월(197건)과 12월(359건)보다 무려 6.7배와 20.8배가 늘어날 정도로 고용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고용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거제.통영.고성기업체들은 지난해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거제의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세계 2.3위의 조선소와 통영의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SLS조선, 21세기조선, 삼호조선 등 신흥조선소들이 2~4년치 이상의 안정적인 수주물량을 확보해 고용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들 조선업체가 협력업체들에 꾸준히 일감을 제공하면서 지역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고용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지역업체 4곳도 식품가공, 전자부품 업체 등으로 조선업과 거리가 멀었다.

통영종합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통영.거제.고성 기업 대부분이 수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조선소 관련 업체들이어서 경기불황에 비교적 적게 노출돼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배를 건조할 예정이어서 급격한 고용악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업급여 신청은 연말연초 정년퇴직하거나 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숫자가 증가하는 계절적 요인으로 신청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고용유지지원제도란 경영악화로 감원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일시휴업, 휴직 등을 활용해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정부로부터 임금 또는 훈련비를 지원받는 제도로 신청 업체 수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고용사정이 악화했음을 뜻한다. (연합뉴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