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태성 기자]

< 이달 초 경남 양산시 유산공단 넥센타이어 본사에서는 조촐한 축하 파티가 열렸다. 지난달 미국 타이어 전문지인 '타이어 비즈니스' 가 꼽은 2006년 세계 매출액 상위 75개사중 25위를 차지해서다. 지난해 36위에서 무려 11계단이나 뛰어 세계 타이어업체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2004년 3049억원에서 지난해 4006억원으로 1년새 31%나 늘었다. 넥센타이어 전신은 1942년 설립된 흥아타이어공업사다. 1999년 외환위기때 자금난에 몰린 우성그룹이 우성타이어를 내놓자 강병중(67) 당시 흥아타이어 사장(현 넥센타이어 회장)이 이를 인수했다. 강 회장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부산지역 재계의 원로다. 타이어 튜브를 주로 만들던 흥아타이어는 우성 인수 이듬해에 넥센이란 브랜드를 선보였고 사명을 넥센타이어로 바꿨다. '우성타이어'는 이후 몰라보게 달라졌다. 인수 당시 1800억여 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6년 만인 올해 5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부채비율은 6837%에서 100%까지 떨어졌다. 또 8%에 그쳤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로 높아졌다. 수출비중은 전체매출의 70%에 달한다. 그래서 인수합병(M&A)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넥센은 과감한 투자를 해 회사를 키웠다.2001년 당시 자본금의 두 배가 넘는 1100억원을 들여 양산에 2공장을 지었다. 최신 설비를 갖춰 2003년부터 매년 30%에 가까운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말 삼성자동차.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을 지낸 홍종만(63.사진) 부회장을 영입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했다. 강 회장은 현재 계열사인 부산경남방송 경영과 중국 공장 사업을 주로 살피고 있다. 홍 부회장은 "경영진이나 납품업체에 오너 친인척이 전혀 없어 경영이 투명한데다 노사협력이 잘돼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실제로 넥센타이어는 가장 먼저 주주총회를 여는 회사로 유명하다. 올 2월에도 상장사 가운데 첫 주총을 했다. 벌써 7년째다. 투명경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넥센타이어는 올 5월 해외 생산시대의 첫걸음을 뗐다.중국 칭다오의 16만평 부지에 타이어 공장 기공식을 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이 공장은 2010년께는 연산 525만 규모로 증설한다. 넥센은 중국과 국내 양산 공장에 연산 2000만개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춰 '세계 10대 타이어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홍 부회장은 "양산 공장에선 고부가가치 타이어 생산에 주력하고 중국 공장에선 수출제품을 만들 것" 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에 연구센터(R&D)도 지을 예정이다. 넥센타이어는 연구개발 투자도 열심히 한다. 지난해에는 '나노타이어'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타이어 핵심 소재인 천연 또는 합성고무 물성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조춘택 연구소장(부사장)은 "나노타이어가 상용화되면 마모 및 저항성이 4배 정도 향상돼 타이어 내구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타이어 소음을 크게 줄이는 '사일런스 시스템'도 개발했다. 한편 강 회장의 외아들인 강호찬(35) 부사장은 기획실장을 거쳐 자동차 업체에 타이어를 납품하는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강 부사장은 올해 신차용 타이어 납품권을 따내는 등 영업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글=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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