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프랜차이즈 업계가 주목할 판결이 하나 나왔다. ‘존앤존PC방’을 운영하는 퍼스트에이엔티에 입사해 예비 점주 명단과 홈페이지 자료를 도용한 사람들에 대해 법원이 영업 비밀 침해죄를 인정한 것이다. 업계는 “가맹 본사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반겼다. 이 소송을 진행한 사람은 백호근(40·사진) 사장이다. 그는 한때 잘나가던 영업사원이었다. 동아출판사 멀티미디어사업부에 입사해 생활영어 CD 타이틀을 팔았다. 영업 두 달 만에 회사 매출의 70%를 내기도 했다. 이후 싱가포르계 컴퓨터 업체인 한국IPC에 스카우트돼 ‘일체형 PC’를 국내 시장에 처음 소개했다. 그는 2002년 10여 년간의 영업사원 생활을 접고 창업을 결심했다. “컴퓨터를 오래 접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어요. 마침 PC방들도 성업 중이었고요.” 그는 실내 디자인으로 차별화하기로 결심,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만들고 PC방 업계 최초로 인테리어 특허기술 벤처기업 특허도 따냈다. 2년 만에 가맹점은 100개가 넘었다. 하지만 직원 3명이 계획적으로 회사의 운영 노하우와 분야별 각종 자료를 빼돌려 같은 종류의 회사를 차리면서 위기가 닥쳤다. “창업자들이 같은 회사가 비슷한 지역에 두 브랜드를 낸다며 항의했고, 수입 역시 급격히 떨어졌죠.” 그는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2006년 법무팀을 구성해 소송을 내고, 특별팀을 꾸려 가맹점주들에게 사실을 알렸다. 이렇게 2년, 법원과 가맹점주의 신뢰를 얻으며 그는 대한민국 PC방 업계의 선두 주자가 됐다. 지난해에는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소송이 진행되는 와중에서 그는 2006년 12월 한국형 웰빙퓨전요리 주점 ‘수리야’를 선보였다. 호텔 주방장 출신의 한국·중국·일본 요리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자체 조리개발연구소를 설립했다. 올해 1월에는 우동전문점 ‘한우동’과 라이스치킨을 개발한 ‘콤마치킨’을 인수했다. “PC방을 하다 왜 외식업에 뛰어들었냐”는 질문에 그는 “첫 브랜드와 둘째 브랜드가 동종 업종이면 결국 제 살 깎아먹기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쌀 특허를 가지고 있던 ‘콤마치킨’의 제품을 개선해 국산 쌀가루와 현미유를 사용했다. 원료의 특화를 위해 강원도 철원군과 철원오대쌀을 거래하는 협정을 했다. 문병주 기자 ▶ Joins 직장인 섹션 바로가기 [J-HOT] ▶"사람 다니는 길에서 뭐냐" 시민들 '쌩~' 한나라 지도부 '머쓱' ▶오바마 인수위 유일한 한국계, 母 알고보니 ▶"한달 3000만원 매출, 그 사건 이후로는 ㅠㅠ" ▶"이순신함 소말리아 파견…1000m서 맞히는 저격병도" ▶방수현 "연습장 없습니다" 말에 YS "얼마 들어?"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