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딸 셋을 두고 있는 행복한 딸 부자다. 그러나 결혼 직후 자녀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하나만 잘 키우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이유였다. 부모가 되보지 않은 사람들도 한국에서 아이 키우는 것은 그야말로 ‘쩐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 내 친구들부터가 “이게 기저귀 한개 값이다”, “이거 분유 한통 값이다”, “이거면 우리 애들 학원비 한 달치는 나온다” 라는 말로 물건 구매의 잣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단지 ‘경제적 지원’만이 부모의 역할 기준이 된 것 같아 씁쓸해 짐과 더불어 정작 부모 자신을 위한 재투자 및 자기계발에는 지극히 ‘절약’을 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 또한 그런 과정을 거쳐왔다. 아이를 위한 절약에 대해선 ‘죄의식’을 느꼈고, 내게 필요해서 사고 싶었던 것들은 철저하게 아꼈던 것 같다. 대형할인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폐장 하기 직전 할인 폭이 커진 과일을 사고, 사고 싶었던 물건을 들었다 내려놓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야 했다. 필자는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지방의 방 2개짜리 복도식 전세 아파트에서 두 아이와 비좁게 살았다. 지금은 개인 서재도 생겼지만, 당시엔 큰 딸은 옆에서 학습지를 하고 둘째 딸은 젖병을 열심히 빨면서 수시로 보채곤 했다. 오죽하면 여관방으로 피신해서 글을 쓸까 목하 고민을 하기도 했을까. 모든 것이 불안했던 당시에 나는 소위 ‘백수’의 생활습관을 갖고 있었다. 아직 풋내기에 불과했던 초보 강사이면서 변변한 저작물도 없고, 업무상 전화도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나가는 돈은 점점 많아지고 있었고, 모아 둔 돈은 둘째 아이 분유통의 분유처럼 시간과 비례하면서 줄어들고 있었다. 아이들이 자는 새벽시간이 그나마 조용하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니 그 때를 이용하여 강의교안을 만들고 집필에 몰두했다. 그리고 점심 즈음에 일어나서는 슬리퍼를 끌면서 조용히 동네 한 바퀴를 돌고, 그도 귀찮을 때는 아침 드라마나 연예인들의 토크쇼를 보거나 신문을 펼쳐 아침 겸 점심상의 숟가락을 들었던 날이 꽤 많았다. 당시에는 ‘웰빙’이란 단어가 사회 전반에서 큰 화두였다. 그 때 나는 과연 나 같은 사람에게 웰빙이란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웰빙이란 단어는 나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향유하는 사치스러운 단어로 치부하고 있었다. 그런 생활이 한 달 이상 이어지던 중, 나의 단면을 그대로 볼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다. 대형 할인 마트의 컴퓨터 판매대를 지나치다가 우연히 카메라가 연결된 컴퓨터 모니터로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낯선 내 모습을 봤다. 참으로 볼품 없는 모습이었다. 자세하게 보기 싫을 만큼 생기 없고 축 쳐진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는 내 딸들이 갖는 아빠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변화를 결심했다.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백수의 일과를 갖던 생활습관을 바꾸고, 구직자와 같은 다부진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아니 나아가서는 미래를 준비하고 예측하는 전문가의 자신감을 얻고 말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큰 돈 쓰지 않고도 웰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천이 습관이 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말로는 식사 후 동네 뒷산 한번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웰빙족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심리적 불안감이 이러한 시간을 가로 막고 있었다. 구직자들은 시간이 남아 돌아도 대문 한번 나서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밥 한 끼 먹고 슬리퍼 질질 끌고 동네 슈퍼 한번 가기가 쑥스러운 상황에서 산책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들도 웰빙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구직자의 웰빙을 위한 몇 가지 생활수칙을 당부하고자 한다.
① 구직 중에는 운동복을 멀리하라 ! 아무래도 구직 중에는 특별히 나갈 일이 없는 이유로 소위 말하는 츄리링을 입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 보면 체형관리도 엉망이 되고 긴장이 풀어져서 생활패턴이 흐트러 질 수 있다.
② TV를 멀리 하라! 정보를 구하는 목적 외에는 하루 2시간 이상의 TV 시청은 당신의 움직임을 가로막아 거실 쇼파에 달라 붙은 자석이 되게 할 것이다.
③ 시계를 가까이 두라! 공동체 생활이 아닌 개인 생활이 많아 지다 보면 시간을 놓치기가 일쑤이다. 지금 바로 당신의 시계를 보라!
④ 어디든 매일 방문할 수 있는 곳을 만들라! 규칙적인 생활이 집에서 이루어 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웬만한 자기관리 능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도서관이든, 박람회장이든, 서점이든 어디든 매일 같이 방문할 곳을 찾아서 정보를 구하라. 가령 매주 월요일은 대형 서점에 가고, 매주 화요일은 영화를 보고, 매주 수요일은 직업관련 모임에 참석하고, 목요일은 자신의 취미생활을, 금요일은 가족을 위해서 사용하는 나만의 요일 별 법칙을 만들라! 새로운 자극이 당신을 흥분하게 만들 것이다!
⑤ 약속을 만들라!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친구나 주위 사람들은 세상을 가장 빨리 읽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창구이다. 그들과 정보를 구하고 아이디어를 찾으라. 물론 밥 값 또는 술 값은 당신의 평소 인간성에 따라서 그들이 내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혹 친구들이 만나기를 꺼리면 회비로 만나는 모임을 물색하라.
⑥ 핸드폰과 메일을 항상 확인하라! 당신이 지원한 회사에서 언제 연락이 올지 모른다. 당신이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연결고리에 항상 주목하고 있어야 한다.
⑦ 인터넷 동호회나 메신저는 하루에 한번만 접속하라! 구직자들이 정보를 구한답시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30분도 안되어 동호회 글이나 메신저 수다로 2시간 이상을 훌쩍 넘기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혹 자신이 가입한 동호회 게시판에 '논쟁'이라도 붙으면, 세상의 모든 정의가 게시판에서 이루어진다고 여기듯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한다. 당신이 그러고 있는 동안에 빌딩 숲이 즐비한 도심 사무실에서는 수없이 많은 전략회의와 프리젠테이션 영업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지금 취업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을 백수가 아닌 구직자로 정의하자! 구직자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바쁘게 시간을 써야 한다. 7계명을 하나씩 습관화해보기 전에 당신은 취업이 될 수도 있다. 아마 그 때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7계명이 백수탈출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 계명은 나의 비전을 일깨우는 자명종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계명을 지키기 힘들 때는 이런 생각을 해보라. 내 안에 게으름이란 독성이 하나씩 빠져 나가고 있는 금단증세가 나타나고 있는 중이며, 나는 이미 건강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묻는다. "지금 몇시 입니까?"
자료출처 : 인재경영 2007년 08월 필자 :이우곤 (現 이우곤 HR연구소 대표) <저 작 권 자(c)인 크 루 트.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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