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단축법 주요내용과 법적 쟁점
2018년 2월 28일 주당 법정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255시간인 멕시코에 이어 2위다. 이러한 수치는 OECD 평균보다 훨씬 웃돌며, 주요 선진국인 프랑스, 일본, 미국보다도 크게는 50% 이상 높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노동계와 경영계 간 첨예한 대립이 있어 왔고, 개정된 내용에 대해서도 여전히 갑론을박이 많지만 대체적으로 고질적인 장시간근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긍정적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1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근로시간 한도 변경
근로기준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1주 12시간 연장근로 제한 조항의 1주를 휴일을 제외한 평일로 해석하여 평일 소정근로 40시간, 평일 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16시간(통상 토요일, 일요일)을 합한 1주 68시간을 최대 근로시간으로 해석해왔다.
그러나 변경된 법률에서는 1주를 7일로 명시하여 평일 소정근로 40시간 외 연장근로는 평일과 휴일을 포함하여 12시간 내에서만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1주 최대 근로시간은 52시간(평일 40시간 + 연장 12시간)이 된 것이다. 다만, 모든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고, 소정근로시간 40시간을 넘는 휴일근로만 연장근로에 해당하게 된다는 점을 주의해야겠다.
적용 시기 및 특별연장근로 허용
1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적용 시기는 사업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되,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다만, 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는 노사간 합의에 따라 2022년 말까지는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추가적으로 허용한다.
휴일 근로 가산율 명시
1주 40시간을 초과하는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도 중복적으로 포함되는지와 관련해서 현재 대법원에 많은 사건이 계류중이다. 하급심 판례는 휴일 및 연장 중복을 인정하여 가산율 200%로 선고하였으나, 대법원 판결 이전에 8시간 이내 휴일근로는 150%, 8시간을 초과하는 휴일근로는 200%로 입법적으로 해결을 한 셈이다.
근로시간특례 업종 대폭 축소
근로기준법 개정 이전에는 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을 운송업 등 총 26개 업종으로 규정하고 있었지만 개정 법률에서는 5개 업종(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 보건업)으로 대폭 축소하였다. 근로시간특례 업종의 경우 1주 5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가 가능하지만, 휴게시간을 연속해서 최소 11시간 보장해야 하며, 특례 업종에서 제외된 업종은 1주 52시간의 근로시간을 준수해야한다. 다만,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경우 1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공휴일 적용 민간기업 확대
근로시간 단축과 더불어 관공서의 공휴일도 유급휴일로 민간기업까지 확대 적용된다. 즉 법정휴일인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 유급휴가인 연차 외에 관공서 공휴일도 유급화되어 최소 15일 이상의 유급휴일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관공서 공휴일을 연차로 대체해왔으나, 개정 법률안이 시행되면 공휴일을 연차로 대체하는 것이 금지된다. 다만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로 공휴일을 특정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
공휴일 유급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적용 시기는 300인 이상 사업장 및 공공기관의 경우 2020년 1월 1일을 시작으로 사업장 규모에 따라 2022년 1월 1일까지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근로시간 단축법 쟁점 정리
이상 근로시간 단축법안의 주요내용과 법적 쟁점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하게 되고, 반면 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고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임금보전도 추가고용도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장, 휴일근로는 부족한 기본급을 보전하기 위한 금전적 보상의 성격이 강하다. 이는 기본급이 낮고 각종 수당이 많은 복잡한 임금구조 및 연장, 휴일근로 가산률이 OECD 회원국에 비해 높은 점 등에 기인한다. 연차휴가 또한 사용하지 않고 금전으로 보상 받는 관행 등이 장시간근로를 야기해왔다. 근로시간단축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반영 등 임금체계 개선을 통해 실질 임금을 보장하면서 근로시간과 관련된 금전적 유인을 줄여 노동자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근로시간 단축법이 현장에 안착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업종의 특성을 반영한 근로시간 유연화 방안 및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후속조치도 기대해본다.
출처 : 시앤피컨설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