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제에 대한 논의
기본급 또는 기본연봉에 평일 연장근로나 휴일근로 수당을 포함해 함께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는 관련 법률인 노동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정부 지침에 없는 제도다. 주로 영업이나 운송, 경비 등 외근이 많고 근로시간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업종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활용되어 왔다.
최근 근로시간 단축 법안 통과에 따라 포괄임금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으나, 과거에도 포괄임금제의 사회적 문제로 인해 대법원에서는 ①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곤란한 업무에 한해, ②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③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조건 하에서만 포괄임금제를 허용하였다.
고용노동부는 대법원의 판례를 반영하여 올해 상반기 중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포괄임금제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나, 정부 정책과 현실은 괴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포괄임금제 사업장 지도 지침의 주안 내용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포괄임금제의 적용 대상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사업장 지도 지침’ 초안을 준비하였으며, 근로시간 책정이 어려운 곳이 아니라면 포괄임금제의 도입을 금지하겠다는 원칙과 함께 사무직은 근로시간 측정이 가능한지에 따라 포괄임금제 적용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단순히 근로시간 관리가 곤란하다거나 법정 근로시간 초과가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는 포괄임금 계약이 무효’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포괄임금제 허용 조건으로 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하고, ②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제를 적용한다는 내용을 명시적으로 기재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또한 일반 사무직 근로자는 포괄임금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일반 사무직은 관리자의 지배 범위 내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출퇴근·휴게 시간이 명확히 정해져 있으므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근로시간을 노동자가 재량으로 결정하고 성과급 형태로 임금을 받거나, 사업장 밖에서 일하면서 상황에 따라 일하는 시간이 결정돼 실제 근로시간 계산이 어려운 경우 등에만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제 문구를 명시하고 근로자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포괄임금을 적용할 수 있다.
포괄임금제 규제의 실효성 및 기업의 대응방안
지난 해 기준으로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의 기업에서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비율은 무려 52.8%이며, 사무직 노동자의 41.6%가 포괄임금제를 적용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여건에서 대다수의 근로자가 포괄임금제를 적용 받는 사무직이나 정보기술(IT 또는 게임) 업종에서는 포괄임금제 규제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괄임금으로 정한 시간보다 더 일을 시키고도 수당을 적게 주려는 목적에서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사업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근로자는 법정근로시간이 줄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은 줄지 않고 임금만 적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에 의해 정부는 장시간근로 및 포괄임금과 관련하여 근로점검 및 감독 강화를 강조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근로시간 측정 의무 부과에 대한 입법들을 발의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정책기조에 따라 2017년 게임업계를 대상으로 개인별 근로시간, 법정근로시간 초과 시간,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시간 한도 위반에 대한 법 위반 사례를 적발하였다. 중요한 것은 위 사례에서 고용노동부는 기업에서 정한 포괄임금제의 설정에 대해서는 인정하였으며, 초과근로 미지급분에 대한 지급명령을 지시하였다는 것이다.
보통 기업들은 포괄임금제 활용 시 연장 또는 고정OT를 포함하고 있으나, 야간근로(22시~06시)에 대한 가산지급은 별도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련 내규나 취업규칙에 연장, 휴일 뿐 아니라 야간이 포함된 용어나 명칭을 명확히 규정하여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의 관리 강화, 집중근무제도, 보상휴가제와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인사관리 제도들과 연계하여 포괄임금제를 활용하여야 보다 실효성 있는 근로시간 단축 대응방안이 될 것이다.
상기된 ‘근로시간 단축법’에 기업 및 기관 대응 방안을 위한 여러 교육과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 하나를 안내드리며 이글을 마감한다.
출처 : 시앤피컨설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