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만6676명. 28일 현재 인터넷 카페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수다. 공기업 입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공공기관 입사시험은 ‘공시(公試)’라고 불린다. 고시만큼 입사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매년 수십 대 일에서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공기업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은 어떤 사람일까. 해외 연수 경험·인턴 경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었다. 고시생처럼 필기시험을 준비했다는 한광희(한국전력공사)씨가 주인공이다. 공기업이 직접 꼽은 대표 루키의 DNA를 살펴봤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한국전력공사 한광희
하루 14시간 공부했다. 외출이라곤 주말에 잠깐 교회에 다녀오는 게 전부였다. 공부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인 지난해 7월 합격했다. 한국전력공사가 대표 신입사원으로 추천한 한광희(28)씨의 얘기다.
한전 입사는 필기시험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류전형은 대부분 합격한다. 영어 성적 기준은 토익 750점(사무직). 한씨도 기준을 조금 넘는 수준(765점)이다. 하지만 필기시험은 다르다. 법학·행정학·상식 등을 평가하는 필기 전형을 통과하면 최종 합격 인원의 2배수만 남는다.
인사담당 윤태국 차장은 “최대한 많은 지원자가 필기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며 “공정하며 누구나 결과를 수긍할 수 있는 평가 방법이 필기시험이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많이 거른다”고 소개했다. 한씨가 고시 공부하듯 필기시험 준비에 매달린 이유다.
입사를 위해 공부했던 법학·행정학 지식은 쓸모가 있었다. 천안지점 고객지원팀에서 그가 맡은 일은 전기 공급 접수 업무. 전기 소유권과 관련한 분쟁이 종종 일어난다. 그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입사 전 공부했던 법학 지식이 유용하게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후 “원칙·절차에 충실하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고 했다. 전기 접수에 필요한 서식과 적어야 할 내용, 절차를 빠짐없이 챙기지 않으면 어김없이 선배의 지적이 돌아왔다. 한씨는 “얼핏 생각하면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공공재(전기)를 다루는 회사이기 때문에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은 원칙·절차에 충실한 조직이다. 그는 군대에서 장교로 복무했다. 면접장에서도 군 시절 경험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윤 차장은 “군 시절 장교로 지내면서 원칙에 따라 조직원을 다뤘다는 점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해외 경험·인턴 경력 한 번 없이 한전에 취업한 그. 그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취업 준비 ‘꾼’보다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을 알아보는 곳이 한전”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 입사 어떻게
한국전력공사 3차 전형 때 논술시험 치러
지원 자격은.
“열린 채용을 한다. 사무직은 학력·연령 제한이 없다. 기술직은 해당 분야를 전공하거나 기사 이상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
전형 절차는.
“1차 서류 전형에서 외국어(영어 등 8개 외국어) 100점, 국가기술 자격증(기사·산업기사, 상위 3개만 인정) 30점 만점으로 환산해
평가한다. 2차 전형은 필기시험이다. 객관식 전공 필기시험(전공 90%, 상식 10%)과 직무능력종합평가를 본다. 3차 전형은 논술고사(자료
제시형)와 개별면접, 집단토론, 인·적성검사로 구성된다.”
면접 과정을 소개해 달라.
“개별 면접은 외부 면접위원 2명을 포함한 5명이 면접관으로 참여한다. 집단 토론면접은 내부 직원 2명이 평가한다. 개별 면접에서는 성품·조직
적합도를 본다.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전공지식·인성·시사상식을 묻는다. 집단 토론면접에서는 찬반 토론이 가능한 시사 문제를 출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