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여러번(2009년 하반기, 2010상반기) 하나은행 최종면접까지 갔었다.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지만 이제 죽기 직전까지 하나은행을 목도하며 이 은행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지켜볼 것이다.
아무튼 하나은행을 목표로 하는 구직자를 위해 이 글을 쓴다.
하나은행 채용의 특이성
-가계금융직렬과 종합직을 따로 뽑는다.
가계금융직렬(FM)의 경우 오직 하나은행에만 존재하고 2007년도 정도에 생겨서 정규직 텔러라는 식의 대우를 받았지만
점차 취업시장이 과열된 상태에서 그래도 행원이기에 대접받는 특이한 경우이다.
사실 타은행의 행원들 중 대부분이 지점에 발령나고 하나은행의 가계금융직렬이 되어 하는 일과 같은 일을 하는데도
금융권을 목표로 하는 구직자들이라면 하나은행 FM이 계륵임을 믿어의심치 않을 것이다.
스텝의 경우 CPA나 회계사 같은 굵직한 자격증이나 소위 학벌이 필요하며
나의 경우 지점에서 일하고 싶은 특이한 케이스로 종합직보다 FM에 더 많은 애정을 쏟았다. 물론 CPA를 따지도 않았으니 스펙 부족.
하나은행 1차 면접
타 은행 면접도 가본 나지만 여기만큼 참 별 거 없이 끝나는 면접이 있나 싶을 정도로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그러나 이것이 기술이라면 기술이어서 알 수는 없지만 실무진들의 눈에 들면 끝인 케이스.
쭈욱 훑어보고 얘, 얘 하는 식이랄까. 1차면접은 단순히 이 사람이 호감형인가를 보는 것에 그친다고 해야할 것이다.
때문에 여기서 떨어진다고 크게 상심할 필요도 없다.
단지 1차면접에 합격하는 정도라면 어디가서 호감형이네요라는 말은 듣기 쉽다는 정도이다.(아닌경우도있지만.)
많은 경우 상경계열이 아니면 왜 은행에 들어오고 싶나요 라든지
취미 특기에 대해서 묻기도 하고 나는 학점에 대해 물었다.
인턴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인턴경험이 어땠나요 등을 묻는데 자기소개 후 1-2개의 질문을 더 받게 되고 뭔가 감이 잡히면 합격.
필기시험
시간관념이 필요하다. 다른 은행의 경우 열린시간 1시간 내지는 2시간을 주고 나열된 문제를 풀어야하지만
하나은행은 수리영역은 7분, 언어는 12분 이런 식으로 시간이 주어지게 된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하게 푸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 골때리는 것이 감독관(하나은행 측 말고 인적성시험 담담 감독자)의 감독이 아주 엄하다는 것이다.
논술이 사라지면서 창의력문제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많이 적는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될 것 같다.
사람들이 모두 맨발이라면, 과 같은 질문이 주어지고 생각나는 대로 쓰라는 식이다.
50%가 또 필기시험에서 걸러지니 어렵다면 어려울 수도 있지만 특별히 공부하지 않고 나는 매번 합격했었다.
사실 인적성 많이 떨어져본 나도 붙었으니 걱정하지들 마시길.
2차면접
PT와 임원면접을 함께 병행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PT주제가 전혀 어렵지 않고 상식 선상에서 해결이 가능하니까 크게 염려할 필요도 없다.
정말 중요하고 비중이 큰 것이 임원 면접이다. 아주 스피드하게 또한 매섭게 질문들이 던져지는데
임원면접에서 느낀 나의 후기는 이것은 단순히 하나은행 FM직에 알맞는 사람을 뽑는구나, 정도이다.
정말 유능한 인재를 뽑는다는 느낌도 아니고 하나은행을 위해 이녀석 멋지게 성공하겠는데,하는 식의 사람을 뽑는 것도 아니다.
쭈욱 훑어보고 너,너 하는 식의 솎아내기라는 것.
심지어 임원들을 비롯한 진행요원까지도 내 얼굴을 기억하는 걸보면 이 은행은 참 사람얼굴을 유심히 보는 구나 싶었다.
질문 또한 굉장히 어려운 시사나 경제용어가 전혀 등장하지 않고
오히려 인생을 돌아보는 질문이 많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나 청년실업문제 등 어렵지는 않지만 대답하기는 난해한 것들이 질문으로 들어온다.
또한 경력이 있는(인턴 등) 사람의 경우 해당질문이 들어오며 딱 예상 가능한 정도의 질문이 들어온다.
#.머리 잘 쓴 하나은행. 구직자는 황견계약.
사실 은행측에서 살펴보면 FM직군을 만들고 따로 경쟁시켜 뽑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은행원들이 텔러로 나뉘거나 기업금융을 담당하거나와 같은 역할들에 따라 연봉이 천차만별인 것을.
아무튼 연봉을 적게 주면서도 괜찮은(훌륭한이 아님.)인재들을 꽤 뽑아 영업점에 뿌릴 수 있으니 비용 측면에서 얼마나 효율적인가.
그러나 구직자의 입장에서 하나은행의 처사는 좀 얄밉다.
은행원은 사실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군이다. 나이 어린 손님부터 나이 많은 손님까지 깍듯하게 대해야 하고
모든 사람들이 은행에서는 대접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돈을 만지기 때문에 정확해야하고 그 실수를 감당해내야 한다. 그래서 연봉이 높은 것이다. (지금은 20%삭감됐지만,)
오후 4시에 끝나는 것 같은 은행은 사실 보통의 회사들이 마치는 저녁시간이 되어서야 시재 마감이 끝나고 오늘 판 금융상품의 승인을 받고 어떤 날은 워크샵까지 해야한다.
그렇게 다른 은행원들이 하는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하나은행 가계금융직렬 행원들은 행원이 아니라는 시선을 받아야하고
적은 연봉을 수령하여야 한다. 어찌 아니 치사한가.
오늘로써 그러한 하나은행을 지탄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아무튼 안녕 하나은행. 고마웠다 그동안의 면접비.
그 돈으로 저녁도 사먹었고 스타킹도 몇 개 샀었고 겨울엔 머플러도 하나 샀었다.
그리고 딴덴 5만원인데 2만원은 좀 치사하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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