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을 특별히 선호하는 구직자가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탄탄한 복지, 해외 진출 기회가 많다는 점 때문에 외국계 기업은 구직자 사이에 ‘꿈의 직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공짜는 없다. 외국계 기업이 뽑은 대표 신입사원은 말이 신입이지, ‘경력사원 같은 신입’이었다.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았다. 해외 경험·인턴 경력·수상 경력·봉사활동으로 이력서가 꽉 찬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자사에서 두 번 인턴을 한 박성용(26)씨를 대표 사원으로 꼽았다.
경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이력서의 경력란이 부족하다. 한국화이자제약 영업사원 박성용씨는 입사 전 4곳에서 인턴을, 7곳에서 대외 활동을 했다. 수상 경력·어학 연수 경험도 갖췄다.
박씨가 입사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됐다고 꼽은 경력은 화이자 인턴. 지난해 6~8월 하계 인턴으로 일했다. 그는 “채용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직장 체험 프로그램이었다”며 “회사의 눈에 띄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턴 과정 중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했다. 인턴십을 마칠 무렵 20명의 인턴이 5명씩 4팀으로 나눠 임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회사 홍보 방안’이 주제였다. 박씨는 “팀원이 배치받은 부서가 달라 주로 점심시간을 활용해 준비했다”며 “다른 팀과 차별화하기 위해 회사가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홍보 방안을 만들어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의 팀은 1등을 했다. 인사담당 김상욱 부장은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좋은 인상을 남겼던 게 박씨를 채용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11월에는 화이자에서 세일즈(영업직) 인턴으로 일했다. 하계 인턴을 했던 20명 가운데 유일했다. 화이자는 이 제도를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인턴 과정은 화이자에 입사하기 위한 필수 코스다. 김 부장은 “세일즈 인턴 과정은 신입사원 교육 과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처음 2주 동안 해부학·생리학 등을 배운다. 매일 오전 전날 배운 내용에 대해 시험을 치른다. 인턴 기간 평가를 계속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박씨는 “생소한 내용이라 쉽지 않았다. 밤새 공부하는 동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나머지 기간에는 영업팀에 배치받아 제약 영업 체험을 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초 영업사원으로 정식 입사했다. 병원을 상대로 비아그라 등 비뇨기계 제품을 파는 일을 한다. 경기도 안양·군포·의왕·과천시가 그가 맡은 지역. 그는 “신입사원이지만 내 지역에서만큼은 화이자를 대표하는 셈”이라며 “회사로 출근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간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신입사원에게도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게 우리 회사의 특징”이라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리더십과 책임감을 보여준 지원자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입사 어떻게
화이자, 인턴 과정 거쳐야 채용
(공통) 채용 특징이 있다면.
“서류·면접 전형만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는다. 인턴 과정을 거쳐야 신입사원이 될 수 있다.”
-(화이자) 전형 과정은.
“연 1~2회 비정기적으로 세일즈 인턴을 모집한다. 3개월 동안의 인턴 과정을 거쳐 우수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먼저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한다. 이때 국문·영문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2, 3차 면접 전형을 치른다. 미션방이라고 부르는 2~3개의 인터뷰 룸에서 1시간~1시간30분 동안 면접을 진행한다. 3차 면접을 통과하면 최종 선발된다.”
-(화이자) 영어 실력이 중요할 것 같은데.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려면 영어 실력은 기본이다. 하지만 토익 점수나 발음은 중요하지 않다. 발음이 어색하고 속도가 느리더라도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 수 있으면 문제 없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진 경쟁자(면접관)와 토론하더라도 주눅들지 않는 자신감을 가진 지원자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