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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인재 그룹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그러나 영원한 핵심인재는 없다.
김영원(주)효성 지원본부 인재개발팀 상무
[저자약력]
-중앙대 정경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산업교육전공 석사
- 現 (주)효성 지원본부 인재개발팀 상무
한 가지 일에 21년 동안을 몰두해온 사람에게는 어떤 칭호가 적절한가. 사람을 관리하는 일에는 어떤 노하우가 필요한가. 효성 인재개발팀 김영원 상무에게 인재개발과 양성에 21년이라는 시간을 쏟아온 비결을 묻자 ‘재주가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쑥스러운 듯 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간 인재관리에 관한 공력이 얼마나 쌓였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평생 해 온 일이지만 가장 어려운 게 사람과 사람의 일이라고 말하는 김영원 상무에게 인사관리자로서의 덕목과 인재개발의 비법을 들어보았다.
노와 사, 그 한가운데 ‘균형감각’ 기르기
40여 년 전, 화섬업체로 출발한 효성은 현재 최종 소비재 생산에 필요한 중간 산업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공급자와 소비자 중간에 항상 존재해있는 기업이다. 페트병에서부터 스타킹의 재료, 편의점에서 파는 김밥의 포장재까지, 소비자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쓰고 있는 물건들에는 효성에서 생산하는 재료가 어디든 산재해 있다.
효성은 이렇듯 중간 소비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으로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효성은 인재개발과 인재육성에 관해 기업들의 평가가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효성 입사 21년 차를 맞고 있는 인재개발팀의 김영원 상무가 효성의 핵심인재경영 방향을 구축하는데 큰 일조를 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일이다.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김영원 상무는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니 스스로 가지고 있는 판단기준 만으로 가끔 사람에게 선입관을 갖게 되는 부분을 자신의 단점으로 꼽는다. 선입관이라는 습관은 인사 관리자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경우로 그에게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균형감각’. 김영원 상무가 인사관리자의 덕목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이다. 노와 사의 중간적인 입장에 서서 회사와 근로자의 입장을 모두 수렴해야 하는 그에게 균형감각을 갖는 일은 가장 큰 화두일 것. 인사관리자가 회사입장에만 서게 되면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똑같을 이치일 뿐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사회의 흐름과 함께 한 21년 인재관리
요즘 들어 인재양성, 핵심인재의 발굴과 교육은 더욱더 활기를 띄며, 기업들에게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것은 김영원 상무가 입사했을 당시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과는 조금 다른 형태였겠지만 그때 당시 인사팀이라고 하면 속칭 ‘끝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책임과 권위가 남달랐다. 그러다가 사회적으로 노사문제가 크게 불거지면서 조금 잠잠해졌던 인재육성은 IMF로 인해 다시 크게 부각되었다.
인사에 관한 한 사회적 흐름을 몸소 체험한 그의 21년은, 한 사람을 채용하고 육성하여 성장해나가는 흐뭇함을 맛보기도 했지만, 악역을 맡아 동료와 선배들을 감원해야 하는 고통까지 감내내야 했던 시절도 겪어냈다.
그렇다면 인사관리는 왜 중요할까
“어떤 회사의 영업이 순조롭지 못하다고 하면 회사는 단번에 삐거덕거리며 마찰음을 내겠죠. 하지만 인사관리의 경우는 다릅니다. 인사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회사의 경우, 문제점은 크게 두드러져 보이지 않아요. 인사관리는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다는 얘기죠. 그러나 인사관리의 중요성을 무시한다면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그러다가 갑자기 회사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한 회사의 인사관리의 진가는 회사가 어려울 때, 결정적인 순간에 발휘되는 법입니다.”
인재를 얼마나 잘 뽑고, 잘 관리했는가의 문제는 회사의 존폐여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고 김영원 상무는 조언한다.
영원한 핵심인재는 없다
“오너십을 가진 인재를 원합니다. 하지만, 당장의 성과보다 잠재능력을 평가합니다. 인재의 능력이 객관적으로 검증이 되면 일반 직원보다 우선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합니다.”
그렇다면 핵심인재 그룹에 들지 못한 직원들의 사기 저하 우려와 갈등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소의 방법은 없다. 이 부분은 인사담당자로서 극복하기 어려운 ‘아킬레스건’이라고 그는 표현한다.
“핵심인재로 발탁되었다고 해서 핵심멤버 안에 지속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핵심인재로 선발되지 않았지만 후에 핵심인재로 주목받는 경우도 물론 많습니다. ‘나는 왜 핵심인재에 선발되지 못한 것인가’, ‘핵심인재와 나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렇게 핵심인재 축에 들지 못한 이유를 생각, 반성하는 동시에 자신의 부족한 역량을 키워나갈 때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핵심인재 선발은 사람이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띨 수가 없다는 것 또한 문제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영원 상무는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핵심인재 그룹의 문을 개방하고 있어 얼마든지 핵심인재 축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비핵심인재의 구성원들이 이에 불만을 가지고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거나 업무태만을 일삼는 일은 없습니다. 그 정도로 품성이 갖추어지지 않은 직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효성인들에 대한 김영원 상무의 믿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식과 인성을 갖춘 인재 드물어
효성은 채용시기가 아닌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며, 대학별로 ‘채용대사’라는 자격을 두어 출신학교 후배들에게 취업에 관한 상담과 지도를 해주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졸업하기 전 우수인재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기업에서 인재채용 시에 명문대 출신을 선호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지방대학 출신 중에도 우수한 인재가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방대생들의 채용의 기회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지방대생들의 우수함을 인정하면서도 실제적으로 채용에 있어서 서울 명문대학 출신자들을 우대하게 되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합니다. 관습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현재 리더그룹에 속해 있는 선배들의 영향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리더계층에 있는 선배들이 기업을 이끌고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연스레 형성되어 가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나쁘게 보면 유착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인재를 채용할 때 성적이란 객관적인 성실성의 평가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며, 성적이 좋으면 의욕과 열정 또한 남다를 것이라는 이유도 작용하겠지요.”
사람 다루는 일을 천직으로 해왔지만 사람을 다루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 김영원 상무. 그가 추구하는 진정한 핵심인재란 무엇일까.
“핵심인재그룹으로 단기간 내에 진입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인성, 사람의 됨됨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죠. 지식습득은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마음을 갖춘 인재, 거기에 지식을 갖춘 인재는 무척 드뭅니다. 지식이 지혜로 바뀔 때 비로소 그 사람의 가치가 빛나는 것이죠.” 그의 말에서 인재관리자로서 느끼는 고충과 핵심인재양성을 향한 희망이 함께 묻어난다.
박민정 기자 mjpark@incruit.com
자료출처 : 인재경영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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