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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함보다는 융화 작은 관심으로 시작하는 인재관리
장윤석 한글과컴퓨터 CEO실 인사팀 팀장
한국의 IT 역사는 ‘한글과 컴퓨터’가 걸어온 15년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한컴은 IT 업계에서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작년에 뜻하지 않은 분쟁으로 크고 작은 갈등을 겪었지만 이제 한컴은 경영과 인력이 재정비되어 그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IT 업계의 강자다운 높은 취업의 벽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이 넘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 IT 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한글과 컴퓨터는 작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큰일을 치러냈다. 폭풍이 휩쓸고 지난 후라 전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강변역 프레임 빌딩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비롯하여, 한컴은 올해 사원의 40%나 되는 많은 신규 사원들이 입사하면서 신선함과 새로움이라는 면에서 사내 분위기가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한컴의 입사관문은 여느 회사 못지않게 까다롭다. 우선 개발자 위주의 경력자들을 주로 채용한다는 점이다. 경력사항에 나와 있는 직무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경력을 중시하며 무엇보다 실력면에서 검증이 되어야 면접이라는 관문에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한통을 써놓고 이곳저곳에 닥치는 대로 지원하는 무성의한 취업고시생들에게 한컴의 벽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컴에 입사지원서를 내는 취업생들은 경력자가 대부분이지만 우선 1차로 프로그램실기평가를 거쳐야 한다. 정해진 기간 내에 평가 답변서를 이메일로 제출한 뒤 통과가 된 후에야 면접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실기평가가 어려운 것은 문제에 대한 답보다도 풀이절차를 검토하기 때문이다. 입사지원자들이 한컴의 취업의 벽이 높다고 알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융화라는 이름으로 분위기 바꾸기
인사팀 장윤석 팀장은 회사 분위기가 바뀌면서 더욱 바빠져 숨 돌릴 틈이 없다. 교육 방식도 기존과는 조금 달라졌다. 한컴이 프라임 그룹으로 들어오면서 기존에 실시하던 자체교육과 직무교육은 그룹교육으로 많이 흡수되었고, 사원들에게 일정특정직무교육과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경력위주로 사원을 채용하기 때문에 사내의 분위기는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활기참이나 신선함과는 조금의 거리가 있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장 팀장은 지적하고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신입사원을 보강하기 위해 한컴은 경력위주 채용에서 신입 채용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인사팀 책임자라는 자리에서 사원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장 팀장은 그저 미소를 띌 뿐이다. 우선 사원들이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 장 부장이 사원들에게 바라는 것, 기대하는 것은 따로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융화와 협력이다. 새로운 식구가 40%에 육박하다보니 기존 사원들과의 융화가 절실히 필요해진 까닭이다. 자신의 앞만 보고, 자신의 일에만 주력하다보니 상호간의 협력이 약화되어있다는 게 안타까운 점이다. 그런 면에서 장 팀장은 융화와 협력이라는 부분을 인위적으로라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단합대회, 직원 볼링대회, 부서간의 교류 동호회 등 사원들간의 협업이 활성화되도록 팀워크를 다지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해와 선입견, 그리고 관심
인사관리자로서 어려운 점을 꼽으라고 하자 장 팀장은 신중하게 ‘오해’라는 단어를 내뱉는다. 회사와 직원들 간의 중간역할을 해야 하는 인사관리자로서 양쪽 모두의 의견을 충족시켜줄 수 없는 불가피함이 있기 마련이다. 직원들이 원하는 부분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것이 임무이기는 하지만 비용문제와 회사정책에 따라 어느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 팀장은 가끔 인사관리자로서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사원 개개인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직원이 점차 증가하면서 그가 사원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한 단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사원들의 면접을 직접 집행하면서 느꼈던 첫인상에 대한 선입관이 향후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까닭이다. 대부분 첫인상과 실제의 성격이 크게 달랐던 적이 없다고 느꼈으나 이런 면에서 장 팀장의 첫인상에 대한 느낌은 전혀 예상외로 빗나가기도 한다. 선입견으로 고정화된 부분을 피하고 바꾸어야 한다고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임원들에게는 일반 사원과는 다른 별도의 교육이 진행되며 일반 사원들에게는 직급별 직무교육을 별도로 실시하고 있다.
“교육을 한번 받는다고 해서 크게 바뀌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잠재적인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거죠. 특히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았을 때는 크지는 않지만 아주 조금씩 변화하면서 개인의 스킬이 조금씩 쌓여가게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고단하고 치열했던 지난해를 잊고 이제는 ‘정보 자주독립의 중심축’을 모토로 내걸고 IT 산업의 선두에 서있는 한글과 컴퓨터. 그 값진 식구들을 관리하고 배려하는 일이 여간 힘든 것일까. 장 팀장의 여유롭고 선해 보이는 웃음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닐터. 오히려 중간자 역할에서 느끼는 노고와 오해들을 웃음이라는 여유로 바꾸어 가고 있는 그만의 노하우는 아닐까 싶다.
“직원과의 마찰이 없을 수 없겠죠. 그럴 때 저는 뒤에서 해결하는 편입니다.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로 부딪히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1:1로 만나 의견을 나누고 오해를 푸는 편입니다. 하지만 얼굴을 대면해도 말로 다하지 못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죠. 그럴 때면 저는 메일을 이용합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이모티콘을 사용하기도 하구요. 몇 줄 안 되는 내용이지만 받는 분은 오히려 제게 고마워하기도 합니다. 오해를 풀 수 있는 건 관심입니다.”
취재·글/박민정 기자 mjpark@incruit.com
자료출처 : 인재경영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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