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A는 항상 1시간 일찍 출근을 한다. 5분 조차도 아쉬운 출근 시간에 1시간 이른 출근은 직장인들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이었지만, A는 원거리 출퇴근자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출근길을 피한다는 이유로 1시간 이른 출근을 고수했다.
그렇다고 해서 A가 그 여유 시간에 자기계발이나 업무에 매진하는 것은 아니었다. A는 오늘의 영어 회화 한 줄을 외우거나 그저 사소한 일들로 아침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A는 퇴근 시간은 소위 말하는 '칼퇴근'을 감행했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칼퇴근을 하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지만 A는 퇴근 전 항상 책상 위에 종이 한 장 남지 않도록 정리한 후 깍듯한 인사와 함께 사라졌다. 동료가 A의 책상을 보고 퇴근이 아닌 퇴사자의 책상 같다는 농담까지 건넬 지경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A의 놀라운 반전이 드러났다. 꽤 늦은 저녁, 동료 한 명이 챙기지 못한 소지품을 가지러 사무실로 되돌아간 날, 혼자서 회사에 남아 있는 A를 본 것이다. 분명 A는 그 날도 칼퇴근을 했는데 어떻게 사무실에 있는 것일까?
사실 A는 매일 정시에 퇴근은 했지만 저녁을 먹고 잠시 개인 시간을 가진 뒤엔 사무실로 돌아와 미진한 업무나 개인 계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 온 이유를 묻자, A는 "급한 업무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사 눈치를 보는 야근 문화에 동조하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시간을 주체적으로 사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른 출근 시간은 "교통체증도 이유가 있었지만 그 시간에 진행되는 아침 영어교육방송을 듣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A가 그 조직에서의 부적응 자였는지 성장이나 변화를 위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히 말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보인 일찍 출근하기, 책상 정리하기, 주도적 시간 관리 등은 분명 조직에서 원하는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조직의 신규 입사자가 그 조직 고유의 문화에 적응하고 맞춰나가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적당한 처세에 따른, 어떠한 주체적 고민이나 개선 없이 무조건적인 받아들이기보다는 좀 더 개선 적이고 합리적인 신규 입사자만의 통통 튀는 새로움으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이는 고여 있어 썩어가는 조직이 아닌, 끊임없이 흘러 더 큰 바다로 향해가는 물과 같은 흐름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이러한 업무성과에 대한 책임은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은 성과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업무성과와 함께 자기 계발과 성장을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써, 조직과 개인역량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이것이 바로 조직과 내가 윈-윈 하는 방법일 것이다.
< 인크루트 취업학교 최유미 컨설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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